글로벌 경제가 저성장기로 접어들고, 급변하는 시장과 빠른 기술변화에 따른 경영환경은 불확실성과 과열된 경쟁 속에 놓여 있다. 이에 기업은 모방이나 가격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힘들어졌다. 생존 기반이자 성장동력의 원천인 `창의성` 확보가 절실해졌다.
기업의 리더들은 창의적 성과를 위해 창의적인 인재만 확보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창의성 연구로 유명한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에 따르면 창의적인 인재들은 기존 조직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조직을 떠나기 쉬우며, 소수의 뛰어난 창의적 인재보다 다양한 전문 지식과 많은 경험을 보유한 다수의 인재들로 구성된 조직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등 독특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픽사를 꼽을 수 있다. 픽사가 남다른 창의적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제작 초기부터 250여명 제작진 전원이 참여해 제안하고, 원활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혁신의 원천은 일정 규모 이상의 체계적인 혁신가에 의한 것”이라며 창의적인 산물은 개인이 아닌 집단 조직의 창의성에 의해 생성됨을 강조했다.
나는 기업의 창의성 확대를 위해 `창의성 생성 모델`을 제안한다. 조직의 리더들은 창의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창의적인 분위기(Climate for Creativity)를 조성하고, 창의성 생성에 걸림돌이 되는 제약요소(Creativity Constraints)를 제거하며, 창의성을 최종 산출물인 혁신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혁신에 대한 성과를 측정(Innovation Performance Measurement)해 지속적인 확인과 점검으로 리더의 역할을 재조정해야만 한다.
이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딸기에 비유해보면, 온도와 조명, 수분(창의적 분위기)이 적절하게 제공되고, 병충해와 잡초 등(제약요소)이 제거돼야만 딸기가 자랄 수 있는 적절한 토양(창의적 문화)이 조성된다. 이러한 토양에서 결실을 얻은 딸기(혁신성과)의 크기와 당도가 파악돼야만 온도, 조명, 수분을 다시 조절할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영양분을 공급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이전보다 품질과 당도가 높은 딸기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국가 차원으로 확대해도 마찬가지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9월 개설한 `창조경제타운`은 이러한 창의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신호탄이었다. 올해부터는 오프라인으로 확대된다. 덧붙여 국민의 아이디어를 연구개발(R&D)로 연계하는 다양한 방법과 R&D 결과의 사업화 지원을 위한 각종 투자펀드와의 공동 매칭, 기술사업화 지원 등의 제도가 더욱 체계적으로 결합돼 운영된다면 국민의 창의성 생성을 위한 기반과 분위기가 마련될 것이다.
규제개혁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이와 관련된 각종 규제들을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혁신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칭 `창조경제혁신지수`)를 개발해 활용하는 것도 요구된다. 창조경제 실현의 방향성과 성과를 점검할 수 있는 객관적 잣대를 마련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표의 활용은 성과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지속적으로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활용해야 한다.
수많은 아이디어가 R&D로, R&D가 사업화로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지만 성공스토리 하나가 창조경제의 핵심동력이 될 수 있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조성돼야만 다양한 창의적인 도전이 가능하다. 창조경제는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능동적인 참여가 있을 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명 미래창조과학부 총괄/창조융합 CP ymkim001@kc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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