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 자동차 부품업체는 최근 독일 대형 부품사 출신 기능안전 국제표준 전문가를 채용했다. 국내 인력을 뽑으려고 했지만 구할 수가 없어서다.
#2. 인증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능안전 전문가 B씨는 해외 이직을 준비 중이다.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력 관리를 위해 독일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능안전 국제표준(ISO 26262) 전문가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A업체와 B씨 사례처럼 국내외 완성차 및 부품 업체에서 기능안전 전문가 모시기에 혈안이 돼있기 때문이다.
ISO 26262는 자동차 전장 부품 및 시스템 제조 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국제표준이다. 2011년 말 표준으로 제정된 이후 내년까지 3년 정도 유예 기간을 거쳐 이르면 2015년 출시되는 신차부터 적용된다.
완성차 회사든 부품업체든 기능안전을 모르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 BMW,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업체로부터 주문을 받은 국내 부품업체들은 이미 기능안전 적용 요구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기능안전 적용을 서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가 기능안전 전문가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것. 문제는 최상위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기능안전 대응이 시작된 것이 불과 3년 전이고, 일본에서도 3~4년 전부터 시작했다. 중국은 이제 준비하고 있다.
한·중·일 3국에서 기능안전 전문가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과 일본 업체가 국내 기능안전 전문가 영입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10여개에 달하는 인증 전문업체까지 가세해 기능안전 전문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현대모비스와 삼성SDI, 만도 등 대형 부품 업체들은 정기적으로 기능안전 전문가를 뽑고 있다.
한 기능안전 전문가는 “올해까지는 대형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기능안전 대비가 이뤄졌지만 새해부터는 2차, 3차 협력사까지 대비에 나서면서 기능안전 전문가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최소 1~2년 정도 기능안전 전문가 부족 현상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