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하면 2009년 개봉한 제임스 캐머룬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떠올린다. 3D 인식을 바꿔놓은 걸작이다. 3D TV 확산에도 큰 공을 세웠다.
이달 초 우리나라는 세계 방송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지상파로는 세계 최초로 3D 본방송에 들어갔다. 일부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3D TV만 있으면 정규방송을 3D로 볼 수 있다. TV세트 강국 명성을 높였다. 이를 시장 창출로 이어야 한다. 문제는 콘텐츠(방송프로그램)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보여줄 것이 없으면 시청자는 외면한다. 아바타를 예로 들자. 3D 영화는 이미 1920년대부터 있었다. 1950~1960년대에는 3D 영화 제작 붐이 일었다. 하지만 영화 `아바타` 이전까지는 3D 관심이 크지 않았다. 아바타가 3D 영상미를 가장 잘 표현했고, 이것이 새로운 산업으로 이어졌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인 프로그램 제작이 뒤따라야 한다. 3D 방송에 적합한 프로그램이 기획돼 만들어져야 한다. 제작비 지원도 필요하다. 초기인 만큼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고 이는 막대한 자금 소요로 이어진다. 각계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하나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란 쉽지 않다. 3D TV는 우리가 주도권을 쥔 분야다. 필름패턴편광판(FPR)과 셔터글라스(SG) 등 3D TV 방식 개발을 우리가 주도했다. 내년 가시화되는 무안경 3D TV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시장을 만들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장이 열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내년에 아바타 2탄이 상영될 예정이다. 전작보다 더 많은 제작비가 투입돼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3D 관심이 다시 고조될 전망이다. 시장 포화와 중국 기업의 무서운 추격으로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는 TV업계가 4년 만에 돌아온 아바타 2탄을 계기로 다시 한 번 3D 시장 개척자로서의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
전자산업부 차장 김준배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