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글로벌 IT·특허괴물 조세회피처로 특허 이동

특허, 조세회피처로 몰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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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과 특허괴물(NPE) 회사들이 세계 각지에 분포한 조세회피처로 특허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열티와 라이선싱료 등 특허 수익에 따른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특허를 이용한 수익 창출 모델이 부각되면서 조세회피처로 특허를 이전하는 것이 지식재산(IP) 분야의 새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전자신문은 이에 글로벌 IT기업의 조세회피처로 특허이전 상황과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특허이용 현황에 관한 기획 특집을 구성, 앞으로 8차례에 걸쳐 자세히 보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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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지난 2009년 AMD는 케이만 군도에 위치한 글로벌파운드리에 3300건 특허를 양도했다. 같은해 AMD테크놀로지스홀딩스도 글로벌파운드리에 245건의 특허를 넘겼다. 일본 NEC도 사모아에 있는 현지 기업에 344건의 특허를 양도했다.

(사례2) 특허관리전문회사(NPE)로 유명한‘IPG일렉트로닉스504’는 케이만 군도 소재 기업으로 89건 특허를 양도했다. 공격적인 NPE로 꼽히는 어라이벌스타도 버진아일랜드에 31건 특허를 옮긴 후 특허 소송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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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분석한 ‘지식재산과 조세회피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반도체·전자·IT 글로벌 기업과 NPE가 특허로 창출한 수익의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케이만군도, 룩셈부르크, 버뮤다 등 조세회피처 소재 기업으로 특허를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조사됐다.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이전된 특허 수는 케이만 군도가 5746건으로 가장 많았고 룩셈부르크(3085건), 버뮤다(2796건), 버진아일랜드(233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사모아 지역으로 양도된 특허는 총 760건으로 다른 지역보다 적지만 올해만 588건이 이전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세회피처는 세율이 전반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특허 관련 세율은 대부분 0% 수준이다. 조세회피처에 있는 기업이 소유한 특허로 로열티나 라이선싱으로 수익을 거둬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세금 부담 없이 조세회피처 소재 자회사가 벌어들인 소득을 모회사가 축적할 수 있다.

조세회피처 특허 이전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은 IT업계다. 2001년 이후 100건 이상 특허를 조세회피처 소재 기업으로 양도한 기업은 총 25개사로 이 중 13개 기업이 IT 분야다. AMD, 마벨,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텔 등 반도체 기업도 활발하게 조세회피처로 특허를 옮기고 있다.

NPE도 조세회피처로 특허 근거지를 빠르게 옮기고 있다. NPE가 특허를 이용한 라이선싱 수입이나 특허 침해 손해배상액 등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는 만큼, 조세회피처 소재 특허는 세금을 내지 않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변리사는 “멜비노테크놀로지, 유니록 룩셈부르크, 클로브텍트러스 등 NPE가 금융위기 이후 조세회피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호하고 있다”며 “조세회피처 기반 NPE가 제기한 특허 소송도 늘고 있어 국내 산업계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 상세한 내용을 담은 요약 및 유료 보고서는 전자신문 리포트몰(http://report.etnews.com)에서 내려받기 할 수 있습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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