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통신 3사 매출 비교해보니…KT만 `뒷걸음질`

3분기 통신 3사 가입자당 매출은

`LG유플러스 대약진, SK텔레콤 상승, KT 부진`

3분기 통신 3사의 질적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가입자당 매출액(ARPU) 성적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분기 ARPU가 3만4495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10.5%나 수직상승했다. SK텔레콤의 해당 기간 ARPU는 3만4909원으로 지난해보다 5.4% 늘어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3분기 2000원 가까이 벌어졌던 양사 간 ARPU 격차는 400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롱텀에벌루션(LTE) 고객 비중이 높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을 추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이슈분석]통신 3사 매출 비교해보니…KT만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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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KT는 지난 3분기 ARPU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경쟁사의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마케팅에 대응해 무료 데이터를 두 배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친 결과다. 그래도 1년 전과 비교하면 4.5%가 올랐다.

가입자 요금이 매출과 직결되는 통신사에 가입자당 월 평균 매출(ARPU)은 절대적인 실적 지표다. ARPU의 상승은 성장과 직결되는 수치로 여겨진다.

◇더 빨라진 속도에 데이터 더 쓴다

ARPU를 높이려면 가입자로 하여금 더 많은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통신비 요율을 높이지 못하는 상황 속에선 보다 빠르고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서비스를 내놓아 절대 사용량을 늘려야 한다.

지금까지의 ARPU 상승은 롱텀에벌루션(LTE)로의 전환 효과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2·3세대(G) 네트워크에 비해 대부분 높은 정액제 요금을 선택하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가입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3G에서 54(5만4000원) 요금제를 쓰다가 LTE로 바꾸면서 69(6만9000원) 요금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또 LTE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프로모션으로만 잠시 판매됐다. 일반 요금제로는 데이터 무제한이 없어 초과 데이터 사용자가 많다는 점도 ARPU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3G 요금제에 비해 오히려 요율은 낮지만, 네트워크 속도가 빨라 `시간당 사용량`이 더 늘어난 덕분이다.

KT는 두 망을 묶어 하나처럼 쓰는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기술 상용화가 경쟁사보다 늦어지자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갑절로 늘려주는 `두 배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가 오히려 시행 직전보다 ARPU가 감소되기도 했다. 김범준 KT 전무는 이에 대해 “두 배 프로모션으로 데이터 초과 수익이 감소했다”며 “프로모션이 종료됐기 때문에 앞으로 ARPU는 상승세를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파수 경매가 끝나자마자 경쟁적으로 시작하는 광대역 LTE 덕분에 데이터 서비스 체감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10월 말 서울 주요지역에 광대역 LTE 구축을 완료했고, 이달 말 수도권, 내년 3월 전국 광역시, 내년 7월에는 전국 전 시군구의 밀집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보다 한 달씩 빠르게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데이터 박리다매` 부가 서비스 쏟아져

네트워크와 함께 ARPU를 늘릴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부가서비스다. 대량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서비스를 정해진 요금보다 싼 가격에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사용량을 한껏 높이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의 `T라이프팩`은 월 9000원을 내면 각종 스포츠 동영상을 매일 2기가바이트(GB)씩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서비스 가입자는 약 한 달 반만에 20만명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초 내놓은 `100% LTE 24시간 데이터 프리`와 `LTE 데이터팩`도 `데이터 박리다매`와 유사한 방식이다. 두 요금제 가입자는 정액 요금을 내고 이 회사의 프로야구 전용 애플리케이션 `HDTV 프로야구`를 비롯해 유플러스HDTV, HD뮤직, 유플러스내비LTE, C게임즈, 유플러스박스, 유플러스쇼핑 등 다양한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팩`은 월 1만원에 데이터를 하루 2GB씩 한 달 최대 62GB를 제공한다. 하루 330원으로 2GB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셈이다. `데이터 프리`에 가입하면 하루 25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박리다매로 ARPU 상승을 유도하는 셈이다. KT의 `올레tv 모바일팩`도 마찬가지다.

통신사 관계자는 “대용량 데이터를 싸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이 나올수록 데이터 단가는 낮아지지만 전체 사용량은 늘어 ARPU를 올리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며 “설비투자와 ARPU 상승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통신3사 ARPU 추이 (단위:원) (자료:각 사)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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