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이 기초과학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던 시대는 지났다. 사회과학을 통한 대중 활동이 이루어지고, 특히 과학이 삶을 변화시킨다는 인식을 갖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앤드류 가이거 아시아태평양과학관협회(ASPAC) 사무총장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이 마련한 제3회 세계과학관 심포지엄에서 “과학관과 과학센터가 비판적 사고와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을 배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이거 사무총장은 “과학관이 과학커뮤니케이션을 구심점으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기 때문에 기후변화, 물과 식량안보, 공중보건과 생물다양성 등 국제사안의 과학적 측면에 대해 알고자 하는 대중의 요구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구미 오쿠야 일본 미래과학관 증축 및 리노베이션 총괄은 지난 상반기 일본 미래과학관이 특별전시했던 `돈`에 대해 조명하며 과학관 역할을 설명했다.
과학관이야말로 사회적 실험장소라는 것이다.
오쿠야 총괄은 “전통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호모에코노미쿠스(합리적 존재)로 봤지만, 오늘날 학제 간 연구에서는 종종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살아있는 존재로 간주한다”며 “돈에 대한 인간의 성향을 알게 되면 돈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말로 과학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 인간은 1만원을 둘이 9000원대 1000원으로 나눠 갖되 합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면, 결국 1000원을 받게 되는 쪽이 이 선택에 대해 분노와 처벌이라는 생각을 갖고 결국 포기해 아무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된다는 예를 들었다.
아더 몰레라 미국 스미소니언 르멜슨센터 관장은 혁신공간으로의 르멜슨 연구센터를 소개했다.
몰레라 관장은 “르멜슨은 제조나 의학,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60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는데, 주목할 점은 모든 발명품이 교차 배양돼 특정분야 아이디어가 다른 분야 아이디어를 낳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몰레라 관장은 “로멜슨은 학제 간 프로그램과 전시에 주력한다”며 “학제 간 콘텐츠는 과학과 거리가 멀거나 심지어 과학을 싫어하는 전 연령대 사람조차 과학기술과 주제에 관심을 갖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