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 아이유의 신곡 `분홍신`의 표절 시비가 있었다. 일부 네티즌이 `분홍신`과 독일 출신 그룹 넥타(Nektar)의 `히어스 어스(Here`s Us)`란 곡이 유사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음악 전문가들은 대체로 `분홍신`이 표절과 관계없다고 한다. “음악에는 장르와 클리셰라는 개념이 있다”며 “`분홍신`이 표절이면 그 많은 스윙재즈 곡들은 거의 전곡이 서로 표절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상속자들`의 작가는 클리셰를 언급하며 “같은 재벌이더라도, 또 같은 가난한 여주인공이더라도 기존 드라마 주인공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야 클리셰를 벗어나는 것이다. 그게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리셰는 진부한 표현이나 고정관념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별 생각 없이 의례적으로 쓰이는 문구나 기법 혹은 편견, 전형(典型) 등 다양한 의미로 바뀌었다. 영화나 문학에서 진부한 장면이나 판에 박은 대화, 낡아빠진 진부한 표현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말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기어`를 발표했다.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이른 감이 있다. 너무 자주 충전시켜야 하는 배터리 등을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는 얘기가 쏠쏠 나오기는 한다.
세계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애플이 피처폰 세상에서 아이폰을 내놓은 것처럼 혁신제품을 삼성이 내놓을지다. 삼성전자가 혁신할 능력이 있는 시장 선도 기업인지, 단순한 대량 생산 능력이 있는 카피캣인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갤럭시기어가 장르에 충실한 클리셰에 그칠 것인지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혁신제품이 될지는 오히려 앞으로의 행보에 달린 것 같다. 패션쇼에 등장하는 깜찍한 아이템으로 남지 않으려면, `쓸만은 한데…` 하고 말줄임표를 달지 않으려면 클리세가 아닌 혁신이 필요할 것 같다.
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