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거대 IT기업으로 최첨단 소프트웨어 아이디어를 모으자.”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유니버시티 애비뉴 보더스 서점 부근에 걸린 큰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가 최근 실리콘밸리에 세운 1만1000평방피트 규모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액셀러레이터` 앞이다.
![Photo Image](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10/31/492915_20131031150048_565_0002.jpg)
포브스는 삼성이 실리콘밸리 혁신을 한국으로 전파하는 전진기지 가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삼성 액셀러레이터가 수많은 미국 기업이 세운 인큐베이션센터와 달리 한국 기업 구조를 극복하는 시험대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880억달러(약 199조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글로벌 기업이지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이곳에서 일하길 주저한다. 개발자에게 삼성은 6개월 걸릴 작업을 두 달 만에 해치워야 하는 곳이다. 엄격한 통제와 위계질서로 숨 막히는 기업 이미지가 강하다.
삼성 공화국 이미지를 깨고 실리콘밸리 혁신을 끌어들일 중책은 구글 출신 데이비드 은 부사장이 맡았다. 그는 2011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그는 실리콘밸리 인맥을 총동원해 액셀러레이터 확대에 집중한다. 은 부사장은 최근 첫 번째 액셀러레이터 참여자를 유치했다. 과거 동료였던 디와이팔 데사이다. 그는 다양한 삼성전자 기기에서 작동하는 모바일 유튜브앱을 개발했다.
은 부사장은 “역사적으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혁신은 큰 기업이 아니라 소수 사람들이 이끌어 왔다”며 “작은 것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 부사장은 최근 삼성 스마트TV에 들어가는 홈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기업 `박시`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초기 스타트업 기업 발굴에도 집중했다.
삼성 액셀러레이터 건물에는 `넥스트 빅 싱(The Next Big Thing)`이란 문구가 벽에 걸려있다. 삼성은 내년까지 80여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한다. 그들의 지적재산과 창업 아이디어를 흡수한다.
삼성은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유혹한다. 세계에 수억대가 넘는 삼성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파트너로 도약을 꿈꾼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