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은 지난 9월부터 `닐슨 트위터 TV 시청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트위터를 통해 이야기되는 TV 프로그램의 체감 시청률을 측정한 것이다. 프로그램 인기도와 광고료 산정의 기반이 되는 시청률 측정의 다각화를 의미한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위해 귀가 시간을 서둘렀던 경험은 이젠 오랜 옛이야기가 되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휴대폰 DMB나 인터넷 접속을 통해 어디서나 실시간 방송을 접하고, 방송시간이 지난 프로그램은 주문형 비디오 시스템(VoD)으로 다시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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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기 드라마 `뉴 걸`은 회당 평균 946만명이 시청한다고 한다. 이 수는 기존 시청률 조사 방식으로 집계된 660만명에, 인터넷 및 VoD로 해당 드라마를 시청한 286만명을 더한 수치다. 이는 기존의 TV 시청률에 더해 40%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 외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본다는 것인데 이러한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는 올해 초 전국 2만6000가구를 조사한 결과에서 지상파 TV를 직접 수신하는 비율은 작년 대비 2.9%나 줄어든 반면에 IPTV로의 시청은 3.3%나 늘었다. 뉴미디어로 TV 시청은 특히 경제활동인구인 20~40대에서 크게 증가했다.
현재 본방송에 기초한 시청률 조사 방식은 이렇게 변화하는 시청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시청률은 방송사에서 프로그램 평가 및 편성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할 뿐 아니라, 그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확보를 위해 필수다. 광고주와 대행사에 시청률은 광고 효과 측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책 당국 관점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 및 방송 광고 시장의 기준을 선정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 시청률 조사 방식의 신뢰성과 정확성이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 닐슨은 IPTV·스마트폰·태블릿PC·PC 등을 통한 TV 프로그램 시청 형태를 시청률 조사에 포함하기로 결정하고 곧 실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 한국광고방송진흥공사, 광고주협회 등이 TV 이외의 매체를 모두 포함한 통합시청률 조사 방식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피플미터라는 기기를 TV 수상기에 장착해 표본 가구의 실시간 방송시청률을 측정하는 기존의 시청률 자료는 TV 외에 다양한 방식의 시청 형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시청률의 필요성과 함께, 1년에 한 번씩 시행되는 시청률 기초조사에도 기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시청률 기초조사를 토대로 플랫폼별 가입자 비율이 파악되고 이를 기준으로 시청률 산출 모집단이 구성된다. 현행 조사는 유선의 집전화 보유 가구만을 그 대상으로 한다. 젊은 세대나 뉴미디어 수용도가 높은 집단일수록 집전화를 보유하지 않는 가구가 많기 때문에, 현행 시청률 기초조사에 근거한 패널의 대표성이 문제시된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수용자 이용 형태 그리고 이에 대한 실증적 검토는 늘 어려운 과제로 다가온다. 무엇보다도 조금만 늦으면 설명력과 예측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의적인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미디어 현상 이해에 필수인 시의성을 고려해 많은 문제점을 지닌 현행 시청률 산정 방식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대표성을 향상시킨 패널 선정에 따른 다양한 TV 시청방식을 포괄할 수 있는 시청률 측정은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 실행 시점이 문제다.
안순태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soontae@ew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