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만드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기업 폭스콘이 제조업을 넘어 통신업계로 보폭을 넓힌다. 모바일·콘텐츠 사업자로서 아시아 진출을 꾀한다.
31일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만 국가방송통신위원회(NCC) 발표를 인용해 폭스콘의 100% 자회사 앰빗마이크로시스템스가 대만 4G LTE 통신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3억1200만달러에 700㎒와 900㎒ 대역 무선 주파수 두 개를 받았다. 120일 이내 정부에 돈과 사업 계획을 내면 된다.
블룸버그는 “39년 전 회사를 세운 테리 고우 회장의 `통신 사업`이 첫 삽을 떴다”고 설명했다. 통신 네트워크를 가진 글로벌 모바일 콘텐츠·서비스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폭스콘의 행보는 빨라질 전망이다. 사이먼 싱 혼하이 대변인은 “4G 사업권 획득은 폭스콘이 제조 기업을 넘어 더 넓은 범위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장기적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지난 여름에 발표한 파이어폭스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과 HTML5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도 이어간다. 루팡밍 혼하이그룹 부사장은 “폭스콘은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한 4G 서비스 개발에 전력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폭스콘은 경험있는 통신사와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흔하지 않은 사업모델 변화라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널리스트들은 전자제품 제조 기업이 통신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흔하지 않은 데다 위험도 안고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모기업 혼하이의 이 분야 사업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도 지적된다.
변화의 동기는 충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생산량은 많지만 마진은 적은 세계 최대 위탁 제조 업체로서 고전해 왔던 폭스콘은 최근 인건비 상승으로 압박 당해왔다”고 설명했다. 폭스콘의 모바일 제품 유통사업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중국에서 독일 메트로(Metro)와 유통 체인을 운영했지만 접었다. 사업 확대는 대만에서 그치지 않는다. 블룸버그는 “통신 라이선스 취득 이후 다음 목표지는 아시아 시장”이라며 “인도네시아 등지에 투자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