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이 재해 지역에 모바일 기기와 무선 네트워크를 보급하는 `디지털 기부`를 시작했다. 쇼핑 금액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프로그램도 나왔다.
31일 가디언과 일렉트로니스타는 구글이 허리케인 샌디로 큰 피해를 입은 뉴욕에 1만7000대의 넥서스7 태블릿PC를 기부한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구매금액의 0.5%를 기부할 수 있는 `아마존 스마일` 프로그램 시작을 알렸다.
구글과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합심해 비영리 뉴욕주커뮤니티액션협회(NYSCAA)에 기부하는 1만7000대의 넥서스7 가치는 약 270만달러(약 28억6100만원)를 웃돈다. 1년 전 뉴욕을 강타한 최악 자연 재해로 도서관·경로시설을 포함한 공공건물과 기업체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직장·친지를 잃은 고통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는 이도 많다. 주요 공공시설에 기부될 넥서스7은 도서관에서 취업·언어 교육에 쓰이거나 작은 기관들이 창업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전파할 전망이다. 복지시설에서 노인들도 태블릿PC로 화상채팅으로 소외감을 덜고 친구·가족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한다.
쇼핑몰도 바뀐다. 아마존 스마일(smile.amazon.com)은 제품 주문시 본인의 이름으로 가격의 0.5%를 기부할 수 있는 옵션을 도입했다. 약 100만개 기관 가운데 기부 대상을 직접 고를 수 있다. 모든 상품 구입에 적용되지만 전자책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예외다.
재난 지역에 손을 뻗는 IT기업은 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보다폰은 인도 오디샤주에 닥친 14년 만의 최대 사이클론 `파일린`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무선 네트워크 설치를 시작했다. 통신이 두절된 샤트라푸르 마을에 3m 높이의 안테나를 세운다. 12㎞ 반경 내 100개의 음성 통화와 1만5000개의 텍스트 메시지를 동시에 처리한다. 가디언은 “장비는 단순하지만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보다폰은 지난해 이후 긴급 구호가 필요한 지역을 지원하는 디지털 전문가 팀까지 꾸려 세계 도처에서 운영하고 있다. 앤드류 던넷 보다폰재단 디렉터는 “당신이 뿔뿔이 흩어진 수천명 중 한 명이라면 가장 원하는 것은 사랑하는 이와의 소통”이라고 말했다. 보다폰은 전쟁을 피해 피난온 수단 남부의 난민과 허리케인이 닥쳤던 필리핀 등 재난 지역을 지원해 왔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