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자인 리더들이 창조경제를 이룰 수 있는 주요 과제로 체계화된 디자인 정책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세계디자인정책포럼 2013`에서는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디자인 성공사례와 정책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행사는 그동안 디자인행사에서 일부 기업이나 스타디자이너 위주로 조명하는 이벤트가 아닌 국가적으로 창조 인력과 창조적 조직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고민하는 첫 번째 정책포럼으로 의미가 있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디자인의 역할과 방법을 논의함으로써 디자인을 넘어 다양한 사회 분야와 가치를 융합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세계적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모든 국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창조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소비자, 시장, 상품의 창출이나 생산에 있어 급진적 변화가 없다면 심각한 위기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보과학 기술과 디자인 간 성공적 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닉 레온 영국왕립예술학교(RCA) 서비스디자인과 교수도 “오늘날 우리는 환경, 지구온난화, 인구증가에 따른 자원 부족, 불평등의 심화, 무기력한 금융제도 같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오늘날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수준의 폭넓은 기술과 제품의 형태를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전략을 수립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디자인 시장은 소규모 디자인 전문회사의 증가로 인한 과당경쟁과 디자인 용역구조의 불공정화로 인한 구조적 문제, 선행디자인 및 연구개발(R&D) 투자감소, 정보 및 협력시스템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는 지역 디자인 산업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류명식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열악한 디자인전문회사와 중소제조업체의 협력을 이끌 수 있는 비즈니스플랫폼의 구축이 시급하다”며 “디자인 기업 내의 `사내 벤처`제도를 활성화해 젊은 디자이너들의 사업화 기회를 현실화하는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 기업 주도의 `창의융합워크숍`과 디자인 융합 관점에서 R&D 과제를 발굴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포럼을 주최한 이순종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디자인 중시의 창의 시대에 걸맞는 체계적인 정책이 부재하다”며 “정부나 진흥기관은 디자인정책의 기획과 평가에 주력하고 교육과 연구와 산업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은 민간전문가와 전문기관이 수행하도록 구조조정돼야한다”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