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유)심 기반의 모바일결제 수단 금융마이로SD시범 사업이 12월 베일을 벗는다. 소비자 대상이 아닌 일반 금융사 직원이 타깃이다. 한국은행 산하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최근 7차 운영회의를 통해 12월 금융마이크로SD 시범 사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 대상이 아닌 사업 참여 금융사 대상으로 성능 테스트 작업에 돌입한다.
협의회에 따르면 사업 운영은 금융결제원이 맡고 금융마이크로SD 전담팀을 꾸렸다. 시범 사업은 소비자 대상이 아닌 우리은행·농협 등 참여 금융사 직원 대상으로 1년간 테스트 작업이 이뤄진다. 일반 시장 출시 전, 성능과 보안성과 필요한 사항을 보완하기 위해 참여 금융사 직원에게 제품을 무료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공급은 티모넷과 SK C&C 등이 맡는다. 그 외에도 보안 토큰 기능을 금융마이크로SD와 연동하는 고도화 작업도 병행한다. 티모넷 관계자는 “12월에 시범 사업을 하는 것으로 확정했다”며 “1년여 간 시범사업 기간 동안 기술적 취약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개선해 전국 보급 사업에 필요한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협의회 참여 기관은 금융마이크로SD 보급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각기 다른 이해 관계가 얽히면서 무상 보급을 해야 한다는 진영과 유상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진영으로 나뉜 바 있다.
시범 사업이 시작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국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금융마이크로SD가 대량 공급 체제를 갖춰야 하지만 가격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칩 1개당 가격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한 고급형 제품의 경우 약 2만원 선이며, 연간 100만개 이상 생산해도 개당 1만5000원 정도로 유심칩 가격 경쟁력에 못미친다.
특정 금융사 이해 관계도 얽혀 있다. 금융마이크로SD를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곳이 태반이어서, 특정 금융사 위주로 발급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결제원이 업무 중계 역할을 맡은 만큼 각 금융사와 세부적인 사업 방안까지 조율 중”이라며 “최종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니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마이크로SD = 은행권에서 주로 준비하는 모바일 결제 수단이다. 휴대형 메모리카드인 마이크로SD 안에 금융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SE(Secure Element)를 내장해 금융 서비스를 지원한다. 모바일 뱅킹은 물론 모바일 카드, 모바일 지갑, 보안인증, 교통카드 기능까지 가능하다. 유심 기반의 모바일 결제가 결제 금액의 0.1~0.2%를 수수료로 이통사에 줘야 하는데 반해 금융권이 주도할 수 있어 은행 등이 적극적이다. 하나은행 등 17개 은행과 KB국민카드·농협카드 등 10개 카드사, 삼성전자·SK C&C·티모넷·코나아이 등 총 41개사가 참여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