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사업 진출시기와 태양광 시황 부진이 맞물려 고전했지만 당초 계획한 퍼즐은 모두 맞췄다.
관심은 향후 성과에 쏠린다. 글로벌 경쟁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외형을 갖췄지만 불확실한 시황에 덩치불리기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18일 1만톤 규모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폴리실리콘 완제품 생산을 본격 개시하는 것으로 생산물량을 점차 확대해 6개월 내 1만톤 생산라인을 100%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이로써 태양광 사업 진출 3년 만에 폴리실리콘-웨이퍼-전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사업 전 부문 생산라인을 갖췄다. 외형 측면에서도 폴리실리콘 1만톤, 태양전지 2.3GW, 모듈 1.5GW 규모 외형을 갖춰 중국 잉리, JA솔라 등과 함께 세계 3위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화가 수직계열화를 달성하면서 관심은 대형화 전략의 성패로 쏠린다.
한화는 2014년 상반기 시황이 본격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태양광 수요가 회복돼 폴리실리콘·태양전지·모듈 가격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의 시황을 고려하면 업계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다. 제품 가격 회복이 더디지만 태양광 사업 부문 실적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 진출 첫 해인 2010년 매출 3690억원, 영업이익 512억원을 올렸다. 이후 2011년과 지난해 1699억원, 25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하지만 올해 반등한 시황에 편승해 상반기 77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0년 이후 매출 1조원대를 다시 탈환하고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영업손실도 상반기 61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절반 수준까지 줄였다. 중국, 일본, 미국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영업 환경이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 확대와 폴리실리콘 시황 부진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따른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중국 상위 20개 모듈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분기 58%에서 올해 1분기 70%까지 늘었다. 폴리실리콘 시장가격도 ㎏당 17~18달러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실적 개선이 중국기업과의 경쟁과 폴리실리콘 사업 초기 부진에 상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는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콘 생산가격을 ㎏당 20달러 초반으로 관측한다.
한화케미칼 태양광 사업부서 한 임원은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은 기존 화학제조 기반을 갖춘 여수에 자리 잡고 있어 상당한 투자비용 절감효과를 얻었다”며 “향후 생산라인이 안정화되면 글로벌 선두업체가 생산하는 순도와 가격에 근접하면서 오히려 태양전지, 모듈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어 사업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