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지속적인 확산과 성장을 위해서는 대중음악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이 여야한목소리로 터져나왔다.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한국음악이 다양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한류가 수년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데 이어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인디음악 쿼터제 같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유기홍 의원은 16일 `K팝의 특정 장르(아이돌) 편중 현황과 대책`이란 정책 자료집을 내고 한국 음악시장이 다양한 장르의 생태계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1년 전,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가요 순위 차트인 `빌보드 차트`에서 4주째 2위를 기록하며 `한류 열풍`을 일으켰지만 이 후 세계를 뒤흔들 한류의 새 아이콘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며 “이는 음악의 지나친 대중성과 상업성 지향으로 인한 아이돌 중심 음악시장이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유기홍 의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표 가요순위차트 가온차트에서 아이돌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2%에 달한다. 이어 팝(8%)과 OST(5%)가 뒤를 이었다. 힙합·록·포크 등 다른 장르들은 1% 이하에 머물렀다.
반면 미국 빌보드 차트 2012년 결산을 장르별로 분석해 보면, `팝`이 31%로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록`이 26%, 힙합과 컨트리 음악이 각각 13% 등 장르별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일본 오리콘 차트 역시 팝 35%, 아이돌 35%, 록 20% 등으로 다양한 장르가 음악 시장을 이끌었다.
유 의원은 “방송사 입장에서는 값싸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신인 아이돌 연예기획사와 TV라는 강력한 홍보 매체가 결합해 이뤄진 문화다”며 “이러한 음악시장 구조는 영미권 진출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도 외국인들은 `한류의 지속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콘텐츠의 획일성`과 `지나친 상업성`을 들었다. 유사 아이돌 그룹, 댄스곡, 섹시 코드 등 획일화로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기홍 의원은 “한국 대중음악은 싸이가 넘지 못했던 빌보드 차트 1위의 벽도 넘고, 비틀즈나 밥 딜런 처럼 50년 동안 팔리는 음악을 창조하는 진보를 이루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