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만화 대가 이현세, 내년 웹툰 도전 "젊은 웹툰 작가 작품 많이 보고 연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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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작가

선명한 빨간 목도리, 분홍 셔츠, 청바지 그리고 은빛 머리. 의외였다. 공포의 외인구단 `까치` 같은 강한 남성 캐릭터를 주로 그렸고 스스로를 마초라고 불렀던 이현세 작가

의 첫인상은 부드러웠다. 50대 남성이 쉽게 소화하지 못할 젊은 감각의 옷들이 이상할 정도로 잘 어울렸다.

그런 그가 내년 종이 만화작가에서 웹툰 작가로 거듭난다. 오프라인 출판 만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포털 웹툰 연재를 시작하는 것이다. 입은 옷 스타일만큼 젊은 시도다. 시점은 내년 7월이다. 40·50대 컴맹 아저씨들도 볼 수 있는 웹툰을 그린다는 포부다.

그의 웹툰 행보는 의외다. 적어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렇다는 의미다. `무정한 세월이 야속하다`는 그는 출판 만화에서 웹툰으로 바뀌는 만화 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는 의지도 내비친다. 오프라인 작가가 기득권을 놓기는 쉽지 않았다는 그의 고백에 잠깐 숙연해지는 것도 어찌할 수 없다.

왜 그랬을까.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위치가 아니었다면 웹툰을 연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배경 설명을 대하게 되면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학생들이 만화 작가로서의 진로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온라인 외 시장에서 만화가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웹툰이 만화 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그의 소신도 들여다볼 대목이다.

그는 인기를 얻고 있는 웹툰 작가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오히려 웹툰 작가들을 보면 `짠하다`는 표현으로 자기정진을 주문했다. 예전에는 만화작품이 인기를 얻으면 10년 이상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채 한 달도 안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기 만화를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 바로 책을 읽는 것이라는 그만의 방법론도 피력했다. 책을 읽다보면 웹툰 작가들이 자주 쓰는 표현 외 다른 문장들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와 함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한국 만화를 알리기 위해 온 인기 작가 4인방 시우(신의탑), 손제호, 이광수(노블레스), 박용제(갓오브하이스쿨) 작가들도 `이현세의 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용제 씨는 “이현세 선생님이 한국 만화의 터전을 만드셨는데 웹툰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시니 자극이 되면서도 기대된다”고 오히려 반가워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더 겸손해했다. 그는 “고흐 그림을 알려면 그의 작품을 베껴서 그려봐야 한다”면서 “웹툰 작가들의 작품을 연구한 뒤 기존 웹툰 형식을 따라갈 것인지 나만의 방식을 유지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독자에게 가장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길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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