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가들은 END를 AND로 연결, 남다른 창작을 이뤄낸 사람들이다. 창조는 양자택일(兩者擇一)의 논리(either or)에서 태어나기보다는 양자병합(兩者竝合)의 논리(both all, and) 속에서 태어난다. 이것과 저것 중에서 어느 것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기보다 이것도 하면서 저것도 하는, 즉 모순 된 것처럼 보이지만 두 가지를 다 끌어안는 패러독스의 논리 속에서 새로운 창조가 이뤄진다. 양자택일의 논리는 `이거 하다가 안 되면 저거나 하지`라는 생각으로 일에 임하는 치열한 자세와 열정이 부족한 것의 방증이다. 반면 양자병합의 논리는 `이것도 하면서 저것도 해야지`하는 치열한 승부근성과 꺼지지 않은 열정이 담겨있다.
창조는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피어나는 한 송이 국화꽃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이상이 한꺼번에 만날 때 창조적 스파크는 튀는 것이다. 창작은 결국 지식융합이다. 체험과 체험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물 사이, 이성과 감성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AND가 바로 융합의 매개체이자 촉진제다. 지식융합은 끊임없는 AND의 결과다. 지식융합은 동종지식이든 유사지식이든 이종지식이든 두 가지 이상의 지식과 지식을 남다른 방식으로 혼합하고 통합하며 융합하는 노력이다. 분야가 다른 양극단의 모순된 지식이 AND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지식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END는 끝이 아니라 거기서 새로운 시작이 이뤄지고 또 다른 END로 연결되는 AND일 뿐이다. End가 And에게 말했다. End는 끝이 아니라 끝에서 다시 시작하면 수많은 And를 만나는 것이라고. 위대한 창작은 삶의 끝(END)에서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체험과 체험 사이 존재하는 체험적 깨달음을 AND로 엮어낸 노력의 결과다.
창작의 원동력은 삶의 바닥인 끝(END)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디면서 녹여낸 체험적 소산에서 비롯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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