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내년 2월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 기간 동안 참가 선수와 관람객을 감시할 준비를 마쳤다고 7일 가디언이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의 불법 정보 수집에 이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러시아, 소치올림픽에서 통신과 인터넷 감시한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10/07/483755_20131007131647_605_T0001_550.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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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내년 소치올림픽 개막에 맞춰 음성 통화와 인터넷 접속 내용, 신용카드 사용기록 등을 파악하는 감시 프로그램 `소름(SORM:System for Operative Investigative Activities)`의 권한을 강화했다. 소름은 러시아 전역에서 실행되며 감시는 특히 올림픽이 열리는 소치 지역에 집중될 예정이다.
소름은 러시아 정부가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995년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2000년 모든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소름 설치가 의무화됐다. 그동안은 사용자 정보 수집을 위해선 서비스 업체에 수집행위를 알리고 일정 부분 협조를 받아야 했다.
러시아 정부는 소치올림픽 집중 감시를 위해 정보기관이 업체 통보 없이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손질하고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강화된 소름 프로그램을 설치할 것을 지시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블랙시(Black Sea)` 리조트 통신시설과 와이파이에는 이미 업데이트된 소름 프로그램이 설치됐다.
소름은 최근 논란이 된 미국의 감시 프로그램 `프리즘`과 비슷하지만 검색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러시아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슈가 담긴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웹 채팅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이 사실은 러시아 보안 전문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 안드레이 솔다토브와 아니리나 보로간의 폭로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10년부터 FSB의 소름 업데이트 작업에 참여해왔다. 솔다토브는 “소치 관광객이 러시아 반정부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리`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바로 FSB가 이를 즉시 파악하고 향후 해당 관람객의 모든 통화와 인터넷 사용 기록을 모니터링한다”고 설명했다.
토론토 대학 교수이자 시티즌랩 대표인 론 데이버트는 “러시아 정부가 프리즘 강박증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름과 프리즘이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며 “프리즘은 적어도 겉으로는 IT기업들의 협조를 구하지만 소름은 아예 기업 인프라의 일부가 돼 아무런 제약 없는 정보수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치올림픽 준비 위원회는 가디언 보도를 전면 부인하며 “내년 하계 올림픽을 준비하는 런던은 화장실에도 CCTV를 설치할 정도”라며 “소치의 보안 시스템은 적절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FSB는 보도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소름 요약
자료:가디언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