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영혼이 애플을 빠져나갔다(Job′s ghost exit Apple).”
지난달 12일 애플 신제품 아이폰5S와 5C 발표 후 USA투데이는 `새 아이폰과 함께 잡스 영혼이 애플을 떠났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더 이상 신제품에서 잡스가 남긴 제품 개발 스타일을 찾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5일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잡스 사망 후 세계 스마트 기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구글과 삼성전자 연합군이 애플을 추월했다.
애플은 잡스 사후 세상을 놀라게 할 혁신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팀 쿡 CEO는 과거와 다른 `애플 2.0`을 차근히 진행하며 순항 중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평가 회사 인터브랜드는 지난 1일 올해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로 `애플`을 선정했다. 애플은 13년간 최고의 브랜드로 군림했던 코카콜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팀 쿡의 애플 2.0 정착=잡스 없이 2년을 지낸 애플은 시장 창조에서 시장을 따라가는 팀 쿡 스타일로 탈바꿈했다. 혁신제품을 정의하고 후발주자가 따르게 한 잡스식 시장 창조전략 대신 시장 변화를 읽고 이를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안드로이드 추격이 거센데다 소비자 성향이 변하면서 기존 전략이 한계에 이른 탓이다. 매출에 민감한 팀 쿡식 경영 스타일도 크게 반영됐다.
변화는 지난해 10월 7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으며 시작됐다. 잡스는 생전에 “7인치 제품이 내게 도착했을 때 시장에서 이미 죽은 제품일 것”이라고 폄하했는데 애플은 이를 뒤집고 7인치 스마트패드 시장에 합류했다. 현재 전체 아이패드 판매량 중 60%가 아이패드 미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1년 만에 3년 된 10.9인치 아이패드를 능가하는 제품이 됐다.
지난달 내놓은 아이폰5S와 5C는 애플의 빠른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애플은 매년 1개 전략 제품을 내던 관행을 깨고 보급형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은 출시 첫 주 900만대 아이폰 신제품을 팔며 기염을 토했다.
◇리더 리스크 최소화=잡스의 빈자리는 쿡과 수석 부사장으로 이뤄진 집단 지도체제가 메웠다. 쿡은 철저히 분석하고 대응하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애플을 이끌었다. 쿡은 지난 5월 미 의회 청문회에 나가 조세회피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정면 돌파했다. 쿡은 지난해 애플 지도 오류와 올해 중국에서 보증기간 관련 여론이 들끓자 신속히 잘못을 인정했다. 각종 논란이 회사에 끼치는 악영향을 빠르게 차단하고 본업에 충실했다.
쿡은 지난해 잡스 후임으로 거론됐던 스캇 포스톨 부사장을 해고했다. 각종 오류에 콘텐츠 부족 비판에 시달린 애플 지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쿡은 조나선 아이브 수석 부사장에 하드웨어 디자인은 물론이고 포스톨 부사장이 맡았던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맡겼다. 애플 2.0시대 새로 떠오른 스타 임원은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이다. 그는 잡스가 세운 넥스트에서 일하다 1997년 애플에 합류했다. 페더리기는 맥과 iOS를 진두지휘하며 아이브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iOS7를 내놨다.
쿡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혁신의 의미를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으로 오인한다”며 아이폰5S에 들어간 지문인식과 iOS7을 애플식 혁신으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출시 첫 주말 아이폰 판매량
자료:애플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