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체포안 가결…여야 주도권 쟁탈 2라운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야는 주도권 선점을 위한 `기싸움`에 들어갔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주문했지만 앞으로 정국에 임하는 생각과 방향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동의안 처리를 계기로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접고 정기국회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의미가 큰 만큼 앞으로 민생 국회도 야당이 적극 협조해 동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앞으로도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진보당 인사들의 내란음모 혐의를 부각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손에 넣은 정국 주도권을 계속 유지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로 이 의원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새누리당은 앞으로 원죄론을 물고 늘어지며 민주당을 압박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가 이석기 사건을 마무리한 만큼 정치권이 국가정보원 개혁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은 이 의원의 문제가 이제는 사법부의 몫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를 정국의 핵심 이슈로 재부각할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제 이 논란에서 벗어나 국정원 개혁이라는 또 다른 국기문란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의 처리에 찬성하는 당론으로 야권 내 `종북세력`과 절연한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민 지지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수사당국이 진보당의 다른 의원들도 소환해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파장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내란음모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면 국정원은 물론 여권 전체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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