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협회 창업 멘토링 성황리 폐막 "투자에 앞서 협업 모델을 고민하세요"

“꼭 투자를 벤처캐피털(VC)에서만 받을 필요가 있나요? 기술력이 있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가 투자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당장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라면 기술개발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업체와 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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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히든챔피온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성공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지 연구도 필요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있나요. 기존에 있던 것을 업그레이드하고, 더 최적화해서 내놓을 생각을 해야합니다.”

지난 27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벤처기업협회(KOVA)가 주최한 `청년창업 멘토링 서포터즈 초청 창업상담회`에는 멘토링과 정보에 목말라하는 청년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가장 큰 규모 룸이었지만 300여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 대기실을 급히 만들었을 정도다.

일방적으로 멘토 이야기를 전달했던 포럼과 달리 상담회에서는 실질적인 `눈높이` 교육이 이뤄졌다. 우선 청년창업에서 가장 화두인 `글로벌`과 `투자`에 최적화한 `맞춤형` 멘토들이 등장했다. 일본, 말레이시아, 미국, 독일,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수의 CEO 12명과 한국투자관리, 동양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서울기술투자 등 국내 VC 10명으로 구성됐다. 멘토링에 참석한 한 학생은 “멘토 대부분이 전문 지식을 가진 실무진으로 이뤄져 앞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멘토링 방식도 독특했다. 22명 멘토는 네 개의 좌석으로 이뤄진 사각 테이블에 이름표를 붙이고 앉아있다. 청년들은 자기가 조언을 받고자하는 분야를 염두에 두고 멘토를 찾아가 상담한다. 일명 `스위칭(자리바꾸기)` 시간은 20분 단위로 주어져 한 명이 독점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 멘토 앞에는 줄을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상담자에게 “그런 아이템이라면 창업하지 말라”고 직언하는 독설형 멘토,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이라고 말하는 인생 상담형 멘토 등 다양한 스타일이 등장했다. 두 번이나 창업에 실패하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라는 한 참가자는 “멘토링으로 사업 피봇팅(아이템 바꾸기)을 통한 글로벌 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번 일정을 시작으로 멘토 전문 분야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스타트업과 멘토 간의 일대일 멘토링 시스템 구축과 분기별 협력 상담회 등을 상시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박창교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투자 유치와 기술 멘토링, 정보교류, 글로벌 창업과 마케팅 지원 등의 스타트업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전달코자 기획했다”며 “향후 네트워킹 등의 활발한 주최로 창업 조성 분위기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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