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반(反) KT연합이 1.8㎓·2.6㎓ 주파수 경매 2일차에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승리했다. 밴드플랜별 블록 총합은 2조원에 육박했지만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여전히 3사가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일 주파수 경매는 누적 12라운드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밴드플랜1이 1조9639억원을 기록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 12라운드 승자는 2개 사업자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다.
밴드플랜2는 1조9629억원을 기록했다. KT인접대역인 D2 가격이 427억원 증가한 3315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전날 3060억원에서 255억원 늘어났다.
반(反)KT연합이 일일 최종 라운드 승리를 연속해서 가져갔지만 KT의 초반 방어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번 경매에서 2번 연속패자가 가능한 점을 활용해 D2 가격 상승을 저지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입찰 증분을 크게 넘어서는 입찰액을 제시하지 않는 한 D2 경매가는 한동안 저점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일 경매에서는 정보유출 논란이 일어났다. KT는 20일 오후 “언론사를 통해 이번 주파수 경매의 특정 라운드 결과가 노출된데 대해 경매현장에서 습득된 관련 정보가 외부에 유출된 행위로 명백한 경매 방해”라며 “미래부에 조속한 조사에 착수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일부 언론들이 8라운드 밴드플랜1 연속 패배 등 라운드 진행결과를 보도한데 따른 반응이다. 김철기 KT 상무는 “경매 첫 날부터 종합적으로 상황을 지켜본 결과, 계속된 정보 유출이 있었다는 판단에서 항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KT가 항의한 정보유출 내용이 사실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미래부 관계자는 “경매진행 중에 경매관련 정보가 유출되었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경매에 참여하고 있는 이동통신 3사에 정보유출 등에 대해 엄중히 주의를 촉구하고 향후 경매관련 정보유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방해 행위로 간주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경매에서 하루 한번 이상 도청방지 작업을 실시하는 등 보안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이통사 본사 상황실 등 외부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경매 대리인들은 입장 순간부터 철저하게 격리된다. 오전 9시 전 경매장에 입장해 오후 6시를 전후로 끝나는 경매 종료 시까지 경매장에서 이탈하지 못한다. 점심도 도시락으로 해결할 뿐만 아니라 화장실까지 운영요원들이 따라붙어 감시한다.
경매에 참가 중인 미래부 관계자는 “하루 한번 이상 경매장 도청 여부를 점검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대리인과 팩스 등으로 통화하는 본사 상황실 소수 인원 이외에는 경매 진행사항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등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속적인 담합 경고, 근거 없는 정보 유출 논란까지 KT의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음해에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