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이승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소재평가센터 책임연구원

“나노는 과학기술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고 경쟁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레드오션입니다. 그러다보니 1년만 늦으면, 1세기가 간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걸 극복할 연구 방법론이 바로 `모사`죠.” 시뮬레이션으로 더 알려져 있는 전산모사가 주목받으며 이승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소재평가센터 책임연구원도 덩달아 신났다. 주 전공이 빛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약이나 소자 개발에 보통 20년씩 걸리지만, 전산모사를 이용하면 개발 기간과 인력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Photo Image

이 책임은 전북대 물리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 반도체 과학기술학과에서 물리학으로 석,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후연구원으로 독일 막스플랑크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근무했다. 당시 근무할 땐 하루 네다섯 시간 자면서 일에만 매달려 `일벌레`라는 별명을 달고 지냈다.

나노 구조체와 표면반응 등의 분야에서만 지난 2005년부터 51편의 논문(SCI 논문 48편)을 발표했다. 지난 2005년 표준연에 들어와 결혼한 뒤 세 자녀를 뒀다. 가정이나 연구원에서 슈퍼우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임의 주 전공은 `재료전산모사`다. 반도체 표면에서의 반응이나 반도체 나노구조에서의 전자구조 계산, 탄소나노구조에 대한 계산 등 나노분야에서 이슈가 되는 이론들을 컴퓨터로 전산모사하며 `현상에 대한 설명`과 `미래에 대한 예측` 두가지 역할을 하는 것이 주 임무다.

“모사에서 전자밀도 범함수론이라는 방법론을 주로 쓰는데, 이는 전자간 상호작용을 고려해 슈뢰딩거 방정식을 푸는 양자역학적인 계산방법입니다. 나노미터 크기, 피코 초 수준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미시 세계의 현상을 해석하거나 예측하는 데 이 방법이 아주 유효합니다.”

전자밀도 범함수론은 양자역학적 전산모사법의 일종이다. 방정식을 컴퓨터로 풀기 때문에 반도체나 표면, 나노구조 등 다체계의 물성 신뢰도가 높다. 1998년 이 함수론에서 노벨 화학상이 배출되기도 했다. 이 책임은 지난 해 이 재료전산모사를 기반으로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의 조각 경계면을 일반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성균관대 이영희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관련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해 관심을 끌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