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력수급 위기 이번 주가 진짜 고비다

휴일인 11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전력 유관 기관장들이 긴급 전력수급 위기 점검회의를 열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력소비량이 매일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우는 데다 휴가자들이 일터로 복귀하는 12일부터 14일까지는 최악의 전력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9일에도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인 7935만㎾를 기록하며 전력수요가 공급을 220만㎾ 초과했다. 전력수급대책을 시행한 후에도 순간 예비력이 329만㎾까지 하락해 올해 들어 두 번째 전력수급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됐다. 올해 전력수급경보가 발령된 횟수는 23차례에 이른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절전으로 전력위기를 가까스로 면했지만 12일부터는 이야기가 다르다.

정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를 7870만㎾로 예상했지만 한 달 이상 계속된 폭염으로 예상치를 180만㎾ 높은 8050만㎾에 이를 것으로 수정했다. 반면에 최대전력공급능력은 7744만㎾에 불과하다. 국내 전력공급의 30%가량을 책임지는 원자력발전소 23기 가운데 5기가 가동을 중단하거나 예방정비 중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전력수요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12일과 13일에는 306만㎾의 전력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대정전(블랙아웃)에 빠져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정부는 민간자가발전과 절전규제, 주간예고제 등 상시 대책을 가동해도 예비력이 180만㎾에 불과해 전력수급경보 4단계인 경계경보를 발령한다. 경계경보 단계는 전기사용량 급증으로 인한 전력부족으로 전기 공급이 중단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정과 사무실·산업체는 냉방기기는 물론이고 각 방의 조명을 소등해야 한다. 경계경보 단계는 사실상 순환정전에 가까워진 상태다.

`나 한 명쯤이야`하는 생각이 예비력 100만㎾ 미만인 심각상태를 부르게 되고 대한민국은 대정전이라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진다. 중장기 전력소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정부 탓이 크지만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물리적으로 전력공급을 늘릴 수 없는 만큼 수요관리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안타깝지만 대정전 위기를 벗어날 길은 개인과 기업의 인내와 절전 노력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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