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 "책에서 시작한 미디어 혁신 전통 언론까지 바꿀까"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유력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했다. 워싱턴 포스트 발행인 캐서린 웨이마우스는 6일 베조스 CEO가 워싱턴 포스트를 2억5000만달러(약 2786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말까지 인수대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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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자료:아마존)

워싱턴 포스트는 매출 하락과 독자 감소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렸다. 베조스 CEO는 워싱턴 포스트 직원에 보는 편지에서 “워싱턴DC와 미국에서 워싱턴 포스트가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며 그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독자에게 가지는 우리의 의무는 여전히 워싱턴 포스트의 핵심가치로 남을 것이며 미래를 낙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를 발행했던 워싱턴포스트사(The Washington Post company)는 신문을 매각해 조만간 사명을 바꾼다. 더루트닷컴과 포린폴리시 등 일부 지역 잡지는 계속 발행한다.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 포스트 이사회 의장 겸 CEO는 “베조스는 첨단 기술과 경영에서 검증된 천재로 장기적인 안목과 품격으로 워싱턴포스트의 멋진 새 소유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고(故) 스티브 잡스 뒤를 잇는 혁신의 아이콘 베조스 CEO가 책에서 시작한 미디어 혁신 DNA를 종이 신문에 이식해 새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그가 개인 자격으로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했다고 강조하지만 향후 아마존과 긴밀한 협력이 예상된다. 아마존의 언론 인수는 모양새가 좋지 않아 개인 자금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베조스 CEO는 아마존 그 자체다.

워싱턴 포스트 인수는 그가 추진한 오랜 미디어 혁신의 한 과정이다. 베조스 CEO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으로 책 유통을 흔들었다. 이후 전자책과 영화,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했고 워싱턴 포스트로 변화가 더딘 전통 언론에 손을 댄다.

베조스 CEO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세상을 바꾼 잡스 같은 혁신가가 아니다. 그의 혁신은 인식하지 못한 사이 서서히 전파돼 나중에 결과를 보고 알 수 있다. 그는 본래 가진 핵심자산을 지렛대로 활용해 사업을 확장한다.

베조스 CEO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쇼핑몰과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 IT 자원을 클라우드 사업으로 발전시켰고 쇼핑몰 브랜드 파워와 고객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 부분에 진출했다. 두터운 콘텐츠 고객층을 디딤돌로 스마트패드 `킨들`을 내놓으며 제조업까지 손을 댔다.

최근 베조스 CEO의 관심사는 콘텐츠 확충과 거실 장악이다. 하반기 차세대 킨들 시리즈와 셋톱박스 형태 `아마존TV` 출시를 앞뒀다. 워싱턴 포스트는 스마트패드와 TV 생태계에 중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워싱턴 포스트가 이들 기기 사용자를 등에 업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수 있다.

베조스 CEO는 워싱턴 포스트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우리는 발명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새로운 실험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하며 워싱턴 포스트의 변화를 시사했다.


제프 베조스 CEO는 누구

△1964년 뉴멕시코주 출생(49세)

△1986년 프린스턴대 수석 졸업

△피텔(Fitel), 뱅커스 트러스트, 헤지펀드 D.E. 쇼 앤컴퍼니 근무

△1994년 인터넷 서점 아마존 전신(아브라카다브라) 설립

△1999년 타임 올해의 인물

△2012년 포춘 올해의 CEO

△2013년 8월 워싱톤포스트 인수

△재산 280억달러(약 31조2000억원)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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