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사업 `빨간불`…정부, 육성 의지 안보인다

미래부·기재부, 예산 대폭 축소 심의…경기 활성화·일자리 창출에 악영향

산업통상자원부의 대표적인 지역산업 지원 정책인 지역특화산업육성사업(지역특화사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예산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예산 심의에서 내년도 사업 예산을 큰 폭으로 축소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산업부는 최근 내년도 지역특화사업(R&D·비R&D 포함) 예산으로 총 2798억원을 상정해 미래부와 기재부에 제출했다.

분야별로는 연구개발(R&D) 부문에 1974억원, 비R&D 부문에 824억원의 예산을 각각 미래부와 기재부에 요청했다.

이러한 산업부 의지와 달리 미래부와 기재부는 냉담한 반응이다.

두 부처 예산을 모두 합쳐봐야 2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1942억원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올해 전체 사업 예산(2300억원)보다 15.6%나 삭감된 수치다.

부처별로는 미래부가 지난달 2차 심의에서 지역특화사업 R&D 예산을 1211억원만 반영했다. 산업부가 올린 총예산의 38.7%를 삭감했다. 올해 예산(1303억원)과 견줘서도 7%나 축소된 것이다.

신규 과제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지역특화산업기술개발사업(564억원), 3R 사업(647억원) 등 계속 과제에 대한 예산만을 인정했다.

기재부도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산업부는 올해 사업예산보다 규모를 줄여 총 824억원의 비R&D 예산을 요구했으나, 기재부는 731억원만 반영했다. 이는 올해 예산(997억원) 대비 26.7%나 축소된 수치다.

기존 지역사업 평가 지원, 테크노파크 정책기획사업 지원, 테크노파크 플랫폼사업 지원 분야를 중심으로 대폭 삭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산업계에서는 자칫 정부의 지역산업육성 정책이 현 정부 들어 크게 퇴색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까지 4000억여원에 달하던 지역산업육성 정책자금을 올해 2300억원대로 절반 가까이 줄인데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사업 예산을 더 줄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지역산업 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테크노파크는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국비와 지방비 매칭으로 이뤄지는 지역특화사업 성격상 정부가 국비를 줄이면 시·도별 지원 예산도 그만큼 줄어들게 돼 내년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장원철 테크노파크협의회장은 “예산이 불투명하면 사업이 축소될 수밖에 없고, 기업 지원도 줄어 결국에는 지역 경기 활성화는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이달 중순까지 정부사업 예산 축소 시 예상되는 문제점과 애로사항 등을 취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국회의원 등을 만나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4년 지역특화산업육성사업 예산 확보 현황 (단위:백만원)

자료 : 산업부

지역특화사업 `빨간불`…정부, 육성 의지 안보인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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