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스마트폰을 보느라 머리를 푹 숙이고 걸어다니는 이른바 `저두족(低頭族)`이 늘어나면서 눈 피로를 풀어주는 `눈 안마기`가 호황을 맞았다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대만 전자상거래 사이트 모모는 올해 들어 눈 안마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70% 급증했다고 밝혔다. 모모 관계자는 “스마트패드와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면서 눈 안마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눈 안마기는 약간 큰 스키 고글처럼 생겼다. 관자놀이 경혈을 지압해 숙면에 도움을 준다. 공기압으로 눈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 기능도 갖췄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마사지 받고 눈을 편안하게 하는 적절한 조명을 활용할 수 있다. 안마기와 연결된 리모컨으로 작동한다.
이 제품은 지난 수년간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 전자기기 제조사들과 기내 면세점 등을 통해 판매돼 왔다. 초반에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주요 구매 계층이었지만 최근에는 직장인들이 자신을 위해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안마의자, 눈 안마기 등을 제조하는 싱가포르 기업 OSIM인터내셔널의 선샤오추 영업담당 매니저는 “몇 년 동안 눈 안마기를 판매해 왔지만 올해처럼 갑자기 매출이 뛰었던 적은 없다”며 “상반기 판매량이 30%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종일 전자기기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눈이 피로한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만 안마의자 제조사인 도쿠요바이오텍 역시 올 상반기 눈 안마기 판매가 약 30% 늘었다.
눈 안마기 인기가 세계 시장에 확대될지 주목된다. HTC, 아수스텍 등 글로벌 전자기업들의 본거지이기도 한 대만은 명성에 걸맞게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도 빠르게 보급됐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