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성 폭우` 직접영향…가전도 `날씨경영` 중요성↑

최근 한반도에 나타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가전 판매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1, 2주간 여름철 대표 효자상품인 에어컨 판매가 날씨에 따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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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 장마전선. 붉은 곳이 집중 폭우 지역

서울과 경기·강원을 중심으로 하는 중부지방은 7월 들어 거의 매일 흐리거나 비가 왔다. 습도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무더위`라고 느낄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 때문에 7월 시즌 상품인 에어컨 판매는 6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경상도와 전라, 제주도 등 남부지방은 같은 기간 큰 비가 내리지 않는 가운데 연일 30도를 훌쩍넘는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이 때문에 이달들어 에어컨 판매가 6월보다 급증하고 있다.

한반도 최근 날씨는 같은 시기라도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가전유통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복잡해졌다. 세부 지역별로 구분한 점포별, 권역별 대응이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더구나 날씨는 외생변수다. 유통사들의 의지나 전략대로 관리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8월 중순은 일반인들에게는 휴가 시즌이지만 가전유통가에서는 여름철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때”라며 “그동안도 날씨가 가전 판매에 영향을 줬지만, 올해 여름처럼 같은 시기에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나타나는 일은 드물었다”고 말했다.

`날씨 경영`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반도 기후변화는 수년전부터 농업과 어업, 관광산업 등에 변화를 초래해왔다. 별 영향이 없을 것 같던 가전에서도 날씨경영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와 삼성디지털프라자·LG베스트샵·전자랜드 등은 계절성 상품의 날씨 대응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여름철 에어컨과 제습기, 겨울철의 김치냉장고 등 계절상품은 지역별로 판매촉진 이벤트 시기를 지도에 `등고선`처럼 그려놓고 관리한다. 김치냉장고라면 지역별 배추 수확시기나 집중 김장시즌까지 고려해 전략을 짜는 식이다. 제품 재고관리와 물류도 기상을 고려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반도 날씨는 기상청도 고개를 저을 만큼 예측이 쉽지 않다”면서 “그래도 남들보다 한발 먼저 대비하고, 보다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만 제품 판매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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