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문화로 읽다]바이오디젤

#. 미국 마이애미 한 도로에서 한 남자가 뺑소니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인적도 없고 감시 카메라도 없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 이 사건은 미궁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증거물을 분석하던 수사관들이 시신의 바지에 묻은 얼룩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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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사고 당시 가해 차량의 일부가 손상되면서 묻은 차량용 연료였는데 보통 휘발유가 아닌 친환경 재생에너지인 바이오디젤이었다. 바이오디젤은 기존 석유를 대신하는 연료로 사용되는 친환경 연료다. 아직 상용화 초기인지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덕분에 뺑소니 용의자는 쉽게 검거된다. 이 사건에서 바이오디젤은 피해자를 죽이는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한편, 미궁에 빠진 뺑소니 용의자 검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미국 드라마 CSI마이애미 시즌6에 나왔던 이야기다. 당시 친환경 에너지가 많이 확산되지 않던 시절 이야기라 흥미를 끌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대부분은 화석연료인데 과거에 지구상에 살던 동식물이 오랜 시간 동안 변성되며 화석화된 물질을 이용해 만든 연료다. 화석연료는 제메리 리프킨이 `엔트로피`에서 지적한 것처럼 그저 땅속에서 캐내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지만 다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다양한 신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바이오디젤이다. 바이오디젤은 식물성 기름 혹은 동물성 지방과 같이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진 에너지를 바탕으로 제조되는 것으로 경유와 매우 비슷한 특성이 있어 경유의 대체로 사용할 수가 있다. 따라서 화석연료의 유력한 대안으로 현재 유럽, 미국에서 급격히 소비량이 늘고 있다. 독일은 이미 바이오디젤 주유소가 1900개가량 운영되고 있을 정도다.

장점은 수없이 많다. 바이오디젤은 미생물로 분해되며 독성이 없고, 연료로써 배출 시 독성이 경유보다 확연히 적다. 또 휘발유나 경우와 비교하면 불이 잘 붙지 않고 안정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전과 환경 측면 모두에서 사용을 권장할 만하다.

얼마 전 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디젤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김희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교수팀은 박테리아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미세조류의 양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테리아를 이용해 미세조류의 응집력을 높이는 기술인데, 미세조류에 존재하면서 성장을 돕는 박테리아를 분리해 낸 뒤 미세조류를 키울 때 넣어줘 성장과 응집력을 동시에 높이는 방식이다. 미세조류를 수확하는 과정은 `바이오매스`를 생산하는 비용의 20~3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과정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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