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금융지원 뒷받침돼야 콘텐츠코리아 랩 성공

콘텐츠코리아 랩, 성공하려면

`콘텐츠코리아 랩`은 문화 창작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창의적 공간 활용과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플러스 알파(α)가 반드시 필요하다. 바로 `돈`이다. 금융지원은 창작부터 창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생산적으로 돌게 하는 필수에너지다.

단순히 창작 공간을 마련하는 목적이라면 비록 수는 적지만 `KT&G 상상마당`이나 `쿤스트 할레` 외에도 당인리에 조성하는 `문화창작 발전소` 등 민간과 정부에서 운영하는 문화 공간이 마련됐거나 마련될 예정이다. 공간적 의미에 금융이라는 `밑거름`이 잘 갖춰져야 콘텐츠코리아 랩도 활짝 꽃필 수 있다.

◇융합인재의 산실 `MIT 미디어랩`

메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은 융합형 인재 양성의 산실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자잉크, 레고의 마인드 스톰, 구글 스트리뷰의 효시가 된 아스펜 무비 맵 등 모두 MIT 미디어랩이 만들어낸 성과물이다. 연구소에서 분리해 기업으로 발전한 e잉크, 게임 개발사 하모닉스 등도 미디어랩의 성과로 얘기된다.

미디어랩의 특징은 컴퓨터 공학, 기계공학,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융합연구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분야 인재가 한 데 모여 시너지를 일으키는 구조다. 미디어랩의 모든 프로젝트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철저히 프로젝트 위주로 운영되고 랩에 참여하는 학생은 등록금과 월급까지 받는다.

90% 이상 재원을 기업 후원금으로 조달하는 것도 랩의 특징이다. 기업으로선 최고의 융합 연구기관이라는 명성을 쌓았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 차원에서 홍보효과는 물론이고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이점이 있다.

◇프로젝트 성공 핵심은 네트워크·금융 지원

해외 유수 스타트업 프로그램도 콘텐츠코리아 랩이 창업인재 양성을 위해 참고할 부분이다. 이스라엘의 토누파와 미국 와이 콤비네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 토누파는 초기 스타트업에 6만달러를 제공해 비용 대부분을 기술개발과 시제품 제작 마케팅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평가자 120명이 연간 500여개 스타트업 중 25%를 선별해 지원한다. 벤처 중심지인 텔아비브에는 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저렴한 공동 창업공간과 투자자들이 있는 점은 우리나라 창업자로선 부러워할 만한 조건이다.

와이 콤비네이터는 미국 최고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난 6년 동안 300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고 상위 21개사 가치는 47억달러(5조원)에 달한다. 3개월 단기 기수과정을 운영하면서 선발된 팀에 자금을 지원하고 지분을 소유한다. 매년 2000개 이상 스타트업이 지원하지만 60곳만 지원대상으로 뽑힌다. 와이 콤비네이터는 일주일에 한번 멘토와의 대화와 강연을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 주로 성공한 기업의 창업자인 연사들은 외부유출 금지를 전제로 창업과 기업 운영에 관한 내부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의 융합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창업을 뒷받침하는 금융지원에서 비롯됐다”며 “콘텐츠코리아 랩이 문화공간 확산은 물론이고 콘텐츠산업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하기 위해선 창작물에 대한 기업 지원과 마케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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