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업체 제너시스템즈가 지난 12일 코스닥에서 상장폐지 됐다. 상장폐지 전부터 대규모 인원이 회사를 이탈한데다 이미 공공기관 등에 인터넷전화(IPT)를 광범위하게 구축해 사후 처리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IP PBX, 소프트스위치 등을 공급한 제너시스템즈가 최종 상장폐지 됐다. 2008년 코스닥에 입성한지 4년만이다. 폐지 사유는 자본 전액잠식이다.
이번 상장폐지는 단순히 주식시장에서 내려간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제너시스템즈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지난해부터 대규모 인원이 이탈했다. 100여명 이상이던 직원은 현재 5명 정도만 남았다.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다.
2000년 벤처로 출범한 제너시스템즈는 IP PBX와 소프트 스위치를 납품하며 급성장했다. 국산업체로서는 독보적인 공급률을 자랑했다.
2008년 코스닥 입성 이후 2009년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유선통신 사업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IMS(IP Multimedia Subsystem), mVoIP 등 유무선 통합 제품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경영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100억원대 이상 자금을 투입했지만 이동통신 3사 IMS 수주에 실패해 타격을 받았다.
통신사와 유지보수 비용을 제대로 산정하지 않고 추진한 기존 비즈니스도 제너시스템즈 수익성 악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러 사업을 추진하며 300명 이상으로 불어난 인원도 부담이었다.
추진이 연기된 제4 이동통신사업 참여는 결정타가 됐다. 이통 3사 공급에 실패하고 제4 이동통신으로 역량을 집중했지만 사업 자체가 연기되며 회생에 실패했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제너시스템즈 전 직원은 “제너시스템즈의 몰락은 △벤처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실패 △철저히 `을 관계`로 진행한 통신사 비즈니스 △R&D 실패 △모호한 국가 정책에 과도하게 기댄 의존성 등 온갖 악재의 종합판”이라고 평가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