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부처와 기관에서 추진하는 국가 공간정보 활용 정책과 연구가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중복 투자가 우려된다. 형식적 운영에 그친 국가공간정보위원회를 상설 조직으로 분리, 실질적인 공간정보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관련부처 및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안전행정부, 통계청, 소방방재청 등 다수 부처가 공간정보 활용 정책을 추진하지만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중복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지적공사 공간정보연구원, 공간정보산업진흥원, 국토연구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건설기술연구원 등의 공간정보 연구도 일부 중복된다.
국가 공간정보 개방이 대표적인 중복 사례다. 국토부가 지난해 4월 국가 공간정보 오픈플랫폼인 `브이월드`를 구축, 대국민 공간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공간정보와 융합해야 할 다수 데이터를 연계하지 못해 여전히 대국민 활용도가 낮다. 통계청도 별도 개방형 센서스지리정보시스템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도 개별적으로 공간정보 민간 개방을 추진한다.
공간정보 빅데이터 분석도 마찬가지다. 안행부와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공간정보 기반 국가 데이터를 분석, 방범과 재난재해를 예방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통계청도 공간센서스 기반에 통신, 금융 데이터를 융합, 빅데이터 분석에 착수했다. 두 사업 모두 국토부는 참여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최근 공간정보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공간정보 연구도 제각각으로 진행해 중복된 연구가 다수 발생한다. 공간정보를 활용, 가장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범죄예방, 재난재해 방지 등의 연구는 이미 여러 연구기관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수차례 연구가 진행됐음에도 불구, 실제 적용에 문제가 있어 현실화한 것은 없다.
문제 해결 방안으로 공간정보 관련 정책과 연구를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국가공간정보위원회가 법적 근거를 갖고 컨트롤 타워를 수행하도록 돼 있지만 실무 조직이 없어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국토부장관을 위원장으로 부처 장관이 참여하나 대부분 서면으로 논의가 진행된다. 실무적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배경이다.
신동빈 안양대 교수는 “국가 중장기 공간정보기본계획 수립 시 모든 부처의 추진계획을 반영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따라 매년 수정, 보완하는 것도 불필요한 중복 사업을 예방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