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쟁사들이 한 달 걸릴 의사결정을 삼성은 3일만에 끝낸다(송재용 서울대 교수)` `소비자 요구에 맞는 글로벌 대응 체계가 성과를 냈다(케빈 켈러 다트머스대 교수)` `인재와 기술관점에서 품질경영을 잘 전개했다(가타야마 히로시 와세다대 교수)`.
![Photo Image](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6/20/443324_20130620171738_726_0001.jpg)
국내외 석학들이 삼성 신경영의 의미를 학문적으로 풀어냈다. 한국경영학회는 20일 더케이서울호텔(옛 교육문화회관)에서 삼성 신경영 20주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국내외 석학들은 삼성 신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스피드와 글로벌, 인재경영 등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삼성 신경영의 경영학적 의미` 주제 발표에서 삼성만의 패로독스 경영시스템을 특징으로 제시했다. 삼성이 △거대하지만 빠른 조직이며 △분야별로 다각화 돼 있으면서도 각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 △일본식과 미국식 경영시스템의 장점을 최적화한 경영시스템을 갖춘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삼성이 수조원대 투자로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공급망(SCM)관리 시스템을 확보하면서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경쟁자보다 가장 빠른 대응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은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까지 모두 확보하면서 경쟁사보다 월등히 빠른 제품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브랜드의 대가인 케빈 켈러 교수는 `삼성은 어떻게 글로벌 브랜드가 되었는가?` 주제 발표에서 삼성의 마케팅 프로그램의 특징을 △소비자 중심(Customer-focused) △혁신을 바탕으로 한 성장(Innovation-fueled) △디자인 중심(Design-driven) △기업을 넘어 사회인식(Socially-aware) △글로벌 트렌드와 니즈에 적합(Globally-relevant)으로 정리했다.
그는 “앞으로 삼성이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도전자와는 다른 자세로 보다 자신감 있는 소통과 과감한 행동으로 리더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타야마 히로시 교수는 `삼성의 인재와 기술을 통한 품질경영` 세션을 맡았다. 그는 삼성 `품질경영`의 특징은 스피드 경영과 타이밍 경영, 완벽 추구, 인재 중시 경영, 시너지 지향, 사업의 특성에 대한 정확한 통찰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삼성이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제거하고 표준화된 개발 체계를 갖추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오후에는 삼성의 인사·상생·브랜드 및 디자인·전략에 대한 세부 발표와 토의가 이어졌다. 인사 세션에서 김성수 서울대 교수는 “삼성의 인사가 신경영 철학을 선도하고 기본 전략을 실행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미래 경영을 선도할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축적된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시장 대응과 전략을 수시로 변경해 온 것을 삼성 신인사의 특징으로 꼽았다. 패트릭라이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 학장은 “삼성 인사는 비즈니스 전략과의 연계성에서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상생세션에서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협력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삼성 스피드 혁신 생태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협력사와의 좋은 생태계를 갖추면서 △기술혁신 촉진 △자발적 혁신 생태계 조성 △경영 노하우 확산 △고용 창출이라는 동반성장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브랜드·디자인에서 박찬수 고려대 교수는 삼성 브랜드 성공요인으로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속에 품질→다지인→브랜드로 이어지는 적절한 방향성이 제시됐다”며 “앞으로 삼성이 열망 브랜드(Aspirational Brand)가 되기 위해서서는 삼성 브랜드를 개개인의 가치, 또 사회적 가치와 연결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삼성의 글로벌 전략에 대해, 장세진 카이스트 교수는 `탐구와 활용` 이론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삼성이 신흥시장에서 탐구를 통해 현지혁신으로 다양한 로컬 신제품을 출시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또 성공적인 일부 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부진한 부분에서는 빠른시간에 투자를 철수하는 능력을 삼성이 보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의 미래 과제는 해외 인재의 지속적 확보와 적절한 해외 유망기업의 인수합병(M&A) 또는 협업, 또 기회에 보다 집중하는 사고체계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