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창조경제 솔루션은 `현대차`에 숨어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이다. `현대자동차`는 그 중심에 서 있고 존재감은 사실상 전부에 가깝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낸 국가는 몇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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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도 한몫 했다. `국산장려`하면 자동차가 가장 먼저 떠오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1980년대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자동차를 부의 상징으로 기억한다. 수입(외산)차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직장인이 소유할 수 있는 차는 당연히 국산이었고 수입차를 타면 사회생활이 어려워진다는 강박관념까지 갖던 시절을 살았다. 지금의 한국 자동차산업은 이 같은 사회분위기와 현대자동차의 피와 땀, 정부의 정책이 아우러진 산물인 셈이다.

현대차는 국민기업이다. 창조경제를 통해 제2 도약을 고민하는 우리에게 이런 기업이 있다는 것은 `유전(油田)`을 찾아낸 만큼이나 큰 선물이다. 파생시킬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대만은 한 때 PC산업을 장악하면서 PC 생태계 전반에서 큰 부가가치 산업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 가전강국으로 부상하며 전자 부품 소재 산업을 손아귀에 쥐었다. 우리나라도 지금 TV·백색가전은 물론 스마트폰 등 세트 경쟁력을 바탕으로 큰 규모의 산업 생태계군을 형성하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전자산업 생태계에서 `메이드인 코리아`는 세트는 물론이고 유관 부품·IT솔루션까지도 프리미엄의 상징이다.

이젠 자동차다. 자동차는 모든 산업의 최첨단 집약체다. 내재되는 첨단 기술도 많지만, 육성 가능한 창조적 서비스군도 풍부하다. 자동차 생태계 산업군은 한 국가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 위력이 대단하다. 특히 미래형 자동차는 단순한 수송기계가 아니라 차와 차, 차와 사회인프라, 차와 인간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체다. 세계가 자동차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전자강국이자 IT강국이다. 스마트카로 대변되는 미래 자동차 생태계군을 선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이다. 자동차 선진국들도 우리 전자·IT 기술 인프라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크다. 우리 자동차업계로서는 빠른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거듭날 수 있는 호기가 찾아 온 것이다. 또 국가차원에서는 든든한 현대차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생태계를 발굴할 수 있다.

자동차와 전자·IT의 만남은 그 자체가 창조경제 생태계 실현의 견인차다. 그리고 현대차는 자동차·전자·IT 융합 생태계의 최정점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생태계를 현대차그룹 혼자만의 힘으로 실현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대차그룹도 스스로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창조경제에서 새로운 경제 돌파구를 찾는 이번 정부가 현대차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국민의 애국심과 함께 장성한 현대차는 지금이야말로 개방과 협력으로 창조경제 실현의 대표적 성공 솔루션을 제시하며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우뚝 설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혁신을 동반하지 않으면 체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협력업체는 물론이고 정부도, 협·단체도, 연구계도 아직은 현대차의 `마이 웨이`를 토로한다. `S그룹은 슈퍼 갑`, `P그룹은 울트라 갑` 그리고 `H차 그룹은 슈퍼 울트라 갑`이라는 뼈있는 우스갯소리가 사라지길 기대한다.


심규호 전자산업부장 khs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