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산업 "다시 바람 부나?"

환경부가 산림훼손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 불가 판정을 내린 주요 육상풍력단지의 사전평가를 다시 실시한다.

과도한 규제였다는 업계 여론과 풍력산업 전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재검토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업계는 일단 안도하면서도 재검토 결과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사전검토를 마친 14개 육상풍력개발사업 가운데 6개 사업의 검토의견을 유보하고 사전 평가를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단지설계에 들어간 14개 육상풍력사업의 사전검토 결과를 산업통상자원부에 비공개 문건으로 전달했다. 문건에 따르면 환경부는 14개 사업에 사업내용보완(2건), 자료불충분(2건), 환경훼손우려(5건), 보존가치지역(5건) 등 검토의견을 내놨다.

사실상 14개 사업 모두 즉시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풍력산업진흥부처인 산업부가 반발했고 최근 기획재정부까지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풍력업계 또한 풍력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사전 평가 재시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환경부는 산업부와 업계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14개 사업 가운데 6개 사업은 사업추진이 힘들다는 의견을 고수하는 반면에 2개 사업은 추진가능, 6개 사업은 재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시행으로 국내 풍력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인허가 문제로 사업 추진에 애를 먹어온 업계는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재평가 결과가 인허가에 묶여있는 40개소(설비용량기준 1.4GW) 사업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토 결과에 따라 최소 2개 사업, 최대 8개 사업이 추진될 여지가 생겼다”며 “산업부, 환경부의 협력이 어느선까지 이뤄질지 모르지만 현재 계획 중인 사업 가운데 일부 사업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종선 환경부 국토환경정책과장은 “6개 사업의 심층적 검토를 추진하고 풍력산업 활성화에도 동의하지만 환경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 재검토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보급계획, 육성방안, 사업검토 절차에 심층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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