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김쌍수표 경제형 전력량계 버린다

김쌍수표 E타입(경제형) 전자식 전력량계가 단종된다. 생산된 지 3년 만에 모델 교체가 되는 셈이다.

20일 전력량계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E타입 전력량계를 개선한 어드밴스트(Advanced)-E타입 전력량계 규격을 마련 중이다. 9월까지 규격을 확정하고 관련 업체에 공개,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범 운영도 올해 안에 착수하기로 했다. 실제 구매는 올해 구매하는 E타입 전력량계 계약기간이 끝나는 내년 9월로 예상된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예정대로 구매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E타입 물량을 대폭 줄여 어드밴스트-E타입과 교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타입은 월간 전력사용량 400㎾h 이하 가정용 전력량계로 김쌍수 전 한전 사장이 구매비용을 낮추고자 직접 챙긴 제품이다. 당시 진행하던 전자식 전력량계 규격을 뒤엎고 새롭게 등장한 제품으로 기능보다는 가격에 초점을 맞췄다. 가격은 당초 예상가격의 절반 수준인 1만5000원으로 같은 용량의 기존 기계식 전력량계에 비해서도 1만원가량 저렴하다.

한전이 E타입 전력량계를 서둘러 단종하는 이유는 과도한 가격 인하에 따른 기능 및 내구성 부족 때문이다.

E타입 전력량계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인 양방향 통신은 커녕 원격검침도 불가능하다. 당초 전력선통신(PLC)을 이용한 모뎀을 부착하기로 돼 있었지만 PLC칩 생산지연으로 모뎀 없이 설치됐다. 모뎀이 없으니 이름만 전자식이지 기계식 전력량계와 다를 게 없다. 내구성만 약해졌다는 평가다.

2010년 단종된 기계식 전력량계가 개당 2만5000~2만60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내구성이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실제로 기계식은 사용연한이 15년이지만 E타입 전력량계는 10년이다. 보증기한인 2년 6개월 이후에는 유상 교체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E타입 전력량계는 업체도 팔면 팔수록 손해지만 사실 한전 입장에서도 골칫거리”라며 “어드밴스트-E타입 규격이 마련 되는대로 최대한 빨리 교체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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