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TV를 둘러싸고 일본 정부와 방송사가 동상이몽을 꾼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 2014년 이후 4K 및 8K 고화질 TV 시험방송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콘텐츠 제작을 놓고 총무성과 NHK, 민방의 입장차가 확연해 관련 투자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최근 개최한 `방송 서비스의 고도화에 관한 검토회`에서 2014년 이후 4K 또는 8K의 고화질 TV 시험방송을 시작하고 인터넷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TV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2014년에 4K, 2016년에 8K 시험방송을 시작하는 계획이다. 2020년께 4K와 8K 동시 상용화가 목표다.
총무성은 일본 TV 업계의 바람대로 4K TV부터 교체 수요를 끌어올리려는 의지가 강하다. TV 업계는 4K 수요가 침체된 시장을 살릴 기폭제라고 기대한다. 4K TV를 계기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계산도 있다.
반면 NHK는 8K 개발을 우선순위에 뒀다. 마츠모토 마사유키 NHK 회장은 “NHK가 중점을 두는 것은 8K이며 4K는 중간 기착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현재 NHK는 8K 전용 소형 카메라를 비롯해 미쓰비시와 협력해 개발한 데이터 압축장치 등 2016년 8K 시험방송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민방 각사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지만 이중 투자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노우에 일본민간방송연맹 회장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는 참가하지만 상업성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4K와 8K 이중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업계 전문가는 “4K나 8K는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지만 일본에서 성공할 경우 세계 시장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로드맵을 실천하려면 각 당사자의 입장차 조율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