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모든 원전 시험인증서 발급기관 위조여부 조사 나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모든 원전 시험인증서 인증기관에 대한 인증서 위조여부 조사에 나선다. 또 다른 위조 사례가 적발되면 원전가동을 추가로 중지할 방침인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사태 책임을 물어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면직하기로 하는 등 원전 불량부품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원안위는 원전에 들어가는 부품을 시험하는 국내 기관 7곳을 대상으로 시험성적서 위조 여부 조사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원안위 관계자는 “우선 위조 성적서 파문을 일으킨 새한티이피가 발급한 모든 시험성적서를 조사중”이라며 “이후 나머지 6개 발급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발급기관 전체에 대한 조사방법과 범위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원안위는 새한티이피의 성적서를 추가 조사한 결과 제어케이블 외에 다른 용도의 케이블 시험성적서도 위조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 케이블은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에 쓰인다. 원안위는 3·4호기에 케이블에 대한 안전성 평가에 돌입했다.

발급기관에 대한 위조여부를 확인 후 부품공급업체 시험성적서 위조여부도 들여다 볼 방침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조사인력의 한계로 전체 원전에 대한 조사시간이 다소 길어질 것”이라며 “연말께 시험성적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책임 논란이 제기된 한수원과 한국전력기술 사장에 문책 조치를 취했다. 이날 김균섭 한수원 사장을 면직키로 했다. 안승규 한국전력기술 사장에 대해선 7일 대주주인 한국전력 이사회를 열어 해임절차를 밟는다.

산업부는 위조 사건과 직접 관련된 양 기관 임직원도 엄중히 문책하고 7일 원전비리 후속 조치와 종합개선대책을 추가로 발표할 방침이다.

원전 위조부품 사용 사태는 밀양 송전탑 문제해결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원전 가동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신고리 원전 3·4호기의 주요 전력계통 역할을 맡게 될 밀양 송전라인 문제해결을 위한 지적도 잇따르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력수급 현안보고에서 김제남 의원(진보정의당)은 신고리 원전 3·4호기의 시험가동과 상업운전 일시 연장을 요청했다. 신고리 3·4호기에도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케이블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정상적 가동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의 요청대로 신고리 3·4 가동일시 연장은 밀양 송전탑 건설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지난달 재공사를 단행한 밀양송전탑 문제는 현재 갈등해결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 구성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회 산업통상위원회의 중재로 5일 구성된 전문가 협의체는 주민·반대위 추천 3인, 한국전력 추천 3인, 여당 추천 1인, 야당 추천 1인, 여야 합의 추천 위원장 1인 등 총 9인으로 구성됐다.

협의체는 앞으로 40일간 송전탑 건설의 대안으로 주민들이 제시한 기존 선로를 활용한 우회 송전방안과 지중화 작업을 통한 송전방안의 타당성 등을 검토한다. 공사 시기가 그만큼 늦어진 셈이다. 협의체가 40일 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원전 사태로 신고리 가동이 늦어질 경우 이 역시 담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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