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문 열리는` 공개SW 시장,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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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이어진 국방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 소프트웨어(SW) 사용료 분쟁이 최근 타결됐다. 국방부는 MS가 요구한 사용료 2100억원을 지불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유사 사례는 아직 남아 있어 다국적 SW기업과 국내 기관·기업 간 라이선스 갈등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

[CIO BIZ+]`문 열리는` 공개SW 시장,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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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SW 개발 인력 양성과 산업 확대를 위해 정부가 개최하는 `공개SW 개발자대회`는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최근 개최된 대회 위촉장 수여식에서 박일준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국장(오른쪽)이 김진형 공개SW개발자대회 조직위원장(KAIST 교수)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이선스 갈등이 부각되면서 업계는 공개SW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다국적 SW기업들이 과거에는 암묵적으로 용인했던 부분을 라이선스 문제로 연결시키는 사례가 늘면서 갈등 소지가 없는 공개SW에 시선이 쏠린 것이다. 업계는 지난 10년간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관련 산업이 꾸준히 성장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기업 투자 및 전문가 부족과 스타기업 부재 등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왜 공개SW인가

공개SW의 중요성은 탄생 배경과 맥락을 같이 한다. 폐쇄된 환경에서는 기술 혁신이 어렵다는 발상에서 공개SW는 탄생했다. 우리나라처럼 SW산업 육성이 비교적 늦은 나라에는 공개SW가 기술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SW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사용자는 낮은 가격으로 이용 가능해 일석이조다. 국방부 사례처럼 라이선스 갈등의 소지가 없고, 교육 등에 유용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국내 공개SW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2012 공개SW 백서`에 따르면 작년 국내 공개SW 시장 규모는 2011년 대비 16.9% 성장한 284억원이다. 2010년과 2011년 평균 50%씩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지만 국내 전체 정보기술(IT) 시장 성장률(4.5%)보다는 크게 높다.

국내 공개SW 시장은 앞으로 매년 11.7% 성장해 2016년 422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2011년 대비 73.6% 성장한 수치다. 업계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개SW 적용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시장 확대도 산업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이제부터`

하지만 공개SW산업 활성화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리눅스, 안드로이드와 같은 주요 공개SW는 태생이 미국·유럽이기 때문에 기술 종속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공개SW 저작권자가 제시한 각종 사용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상용 SW업체는 손해배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국내와 달리 유럽 등 해외에서는 관련 소송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은 대개 수동으로 공개SW 사용조건과 관련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DB)화 하고 있어 한계로 지적된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최근 중소·벤처기업의 용이한 정보 파악을 위해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자율검사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공개SW산업 성장 자체를 저해하는 걸림돌도 적지 않다.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 조사(2011년 기준)에 따르면 기업의 공개SW 인력 부족률은 12%다. 세부적으로는 개발 직무 부족률(15%)이 가장 높았다. 2009년 기준 공개SW 인력 부족률(6.1%)의 두 배, 같은 시기 NIPA가 조사한 전체 SW 인력 부족률(8.8%)의 1.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초급 엔지니어 인력 채용이 부족한 이유는 최소한의 교육과 경험을 쌓은 사람이 아예 없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주를 이뤘다. 고급 엔지니어의 경우 원하는 수준의 숙련도·경험을 쌓은 사람이 부족하고 임금이 높기 때문에 채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기업이 탄생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적지 않은 국내 SW업체가 공개SW 사업에 손을 뻗었지만 벤치마킹 대상이 될 만큼 우수한 성과를 낸 사례는 아직 찾기 어렵다. 한 임베디드SW업체 대표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까지 지원하는 정부의 `나눠주기 식` 정책이 문제”라며 “공개SW기업 중 스타가 탄생하려면 검증을 거쳐 `될 만한 기업`만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움직임에 기대

업계는 공개SW산업 활성화가 정부에 달렸다고 평가한다.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제도와 지원정책이 성패를 가늠한다는 논리다. 지난 2003년부터 본격화 된 정부의 공개SW 지원정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관련 정책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으며, 도입을 권장하는 분위기 확산에 성공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많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제3차 공개SW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공개SW 신시장 창출 및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비전으로 △기술경쟁력 강화 △시장 확대와 전문기업 성장 촉진 △활용 기반 조성을 핵심과제로 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공개SW 도입을 종합 지원하는 `공공부문 공개SW 적용 지원센터`를 개소했다. 개발 인력 양성과 산업 확대를 위해 정부가 개최하는 `공개SW 개발자대회`는 이번에 7회를 맞았다. 올해부터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은 상용SW 구입 시 총비용 관점에서 유사기능의 공개SW 도입을 병행 검토해야 한다. 새 정부가 SW를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키우겠다고 나서면서 업계는 공개SW 관련 정부 정책이 한층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공개SW 시장 성장 추이 예측

자료=NIPA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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