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저전력 모바일 칩이 고성능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날이 머지않았다. CIO매거진은 바르셀로나슈퍼컴퓨팅센터(BSC)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인용, 스마트폰 칩이 대부분 슈퍼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인텔과 AMD 칩을 대체할 것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센터는 기존 시스템보다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고성능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환경을 구성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각 시스템은 엔비디아 쿼드코어 `테그라3` 칩, 삼성 듀얼코어 `엑시노스 5` 칩으로 구성했다. ARM 아키텍처를 활용하는 두 칩은 구글 넥서스7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사용된다. 인텔 쿼드코어 칩 기반 시스템도 제작했다.
그 결과 ARM 기반 칩이 단일 코어 당 전력 효율성 면에서 인텔 칩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일을 처리했을 때 ARM 칩이 더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는 뜻이다. ARM 칩은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확장도 용이했다. 서버에서는 인텔 칩 성능이 앞설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멀티 코어 기반에서는 양상이 조금 달라진다. ARM 칩과 인텔 칩이 비슷한 전력 효율성을 보였다. 반면 코어 수가 높아질수록 인텔 칩 전력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BSC 측은 ARM 칩이 멀티 코어 환경에서 아직은 한계를 보인다고 전했다.
32비트 기반 ARM 칩은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 용량에 제한이 나타났다. 오류 수정 기능이 부족하고 표준 입출력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ARM이 지난해 64비트 디자인을 공개했고 칼세다와 AMD 같은 칩 제조사가 관련 칩을 개발하고 있어 이 문제는 곧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BSC 측은 “모바일 칩을 사용하는 마이크로서버 기술이 진화할수록 현재 직면한 다양한 도전사항이 해결될 것”이라며 “저전력과 저렴한 비용을 앞세운 모바일 칩과 인텔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