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에서 웹툰으로` 재벌3세의 이유있는 변신

“누구나 쉽게 웹툰을 만들고, 강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활용처가 무궁무진합니다.”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도 쉽게 웹툰을 만들고 친구와 공유하는 `툰부리`가 화제다. 툰부리에서 제공하는 캐릭터와 표정, 움직임과 배경 등을 마음대로 변형하고 조정해 나만의 웹툰을 만드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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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에 관심 많은 아마추어 창작자부터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 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보인다. 내달 중 기업을 겨냥한 비즈니스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까지는 여느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과 비슷한 스토리다.

그런데 이 웹툰 솔루션 내지는 플랫폼에 가까운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툰부리를 창업한 김요한 대표는 우리나라 대표적 에너지기업 대성그룹 3세다.

김요한 대표는 세계 석유 산업의 본거지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석유공학을 전공했다. 아버지는 대성그룹 삼형제 중 둘째인 서울도시가스그룹 김영민 회장이다. 그는 “당연히 석유와 에너지 분야에 평생 몸담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와 서울도시가스 기획조정실장으로 일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포화된 도시가스사업 외에 새 성장 동력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IT로 눈길을 돌렸다. 한국인터넷빌링과 SCG솔루션즈, 터치스크린 제조사 썬텔 등을 창업하거나 인수했다. 방송 네트워크 장비 회사도 세웠다. 툰부리가 네 번째 창업이니, 그의 피에는 분명 할아버지와 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에 흐르는 창업 DNA가 녹아있다.

전통 에너지분야에서 출발, IT 분야 B2B 사업으로 관심을 넓힌 그는 이제 웹툰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에너지분야에선 그럴 일이 없었던 사용자 또는 소비자와 최전선에서 직접 만나는 셈이다.

김 대표는 “화면이 작은 모바일에서는 광고 등 기존 웹 비즈니스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며 “메시지를 쉽고 강렬하게 전하는 웹툰은 모바일 시대에 가장 잘 맞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가 웹툰에 주목한 이유다.

본인 스스로 웹툰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인기 웹툰에 스토리 작가로 참여한 경험도 있다. 야후에 연재된 인기 웹툰 `조이라이드`의 윤서인 작가가 툰부리에 합류, 캐릭터 디자인과 콘텐츠 관리를 맡았다.

사용자는 툰부리 데이터베이스의 캐릭터와 배경, 효과 등을 가져와 원하는 대로 움직임과 위치를 조정하며 자기만의 웹툰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이미지로 대화하는 젊은층 문화를 겨냥했다. 브랜드를 알리려는 기업이나 전문직 종사자도 웹툰을 활용할 수 있다. 웹툰 안에 자연스럽게 광고를 녹이거나, 브랜드 웹툰 작가를 툰부리 회원을 상대로 공모하는 등 창작자와 기업을 이어줄 다양한 모델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웹툰 창작자에게 다양한 수익 창출 기회를 만들고 전체 모바일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툰부리에는 30여명의 웹툰 작가가 활동 중이며 5000건 이상의 웹툰이 유통됐다. 올해 일 방문자 10만명을 확보하고 차차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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