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시장 경계가 사라졌다
전자상거래 업계의 시장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주요 전자상거래 업계가 기존 사업 플랫폼에서 벗어나 속속 신시장 개척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보급과 스마트폰 사용자의 확산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며 각 업계의 시장 경계 구분은 모호해졌다. 인터넷 쇼핑몰을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확보한 홈쇼핑 업계는 최근 소셜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픈 마켓은 소셜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면서 기존 업체를 견제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계는 기존 중소기업 제품군은 물론이고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보이며 홈쇼핑·오픈마켓 시장을 위협한다. 각 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신시장 개척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계의 `외도`
CJ오쇼핑은 지난 2011년 소셜커머스 `오클락`을 론칭했다. 기존 TV 홈쇼핑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한편 새로운 유통망으로 각광받고 있는 소셜커머스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오클락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350% 이상 성장했다. 회사는 지난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소셜커머스를 융합한 개인 맞춤형 쇼핑 솔루션도 개발했다.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급성장세인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GS샵은 지난달 50대 고객을 위한 인터넷 쇼핑몰 `오아후`를 오픈했다.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전화로 상품 상담, 주문, 결제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 쇼핑몰과 TV홈쇼핑의 장점을 융합해 고객 서비스를 극대화한다.
오픈마켓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셜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마켓은 지난달 쇼핑 큐레이터가 제품을 선별해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G9`를 오픈했다. 매일 다른 테마를 적용한 9가지 상품을 매일 오전 9시에 판매한다. 독특한 회원제로 소셜커머스와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회원(외계인)은 특별회원(지구인)이 보낸 초대장으로 특별회원이 될 수 있다. 특별회원은 기존 할인 판매가에서 추가 할인 혜택을 받는다.
11번가는 기존 `쇼킹딜`을 개선해 소셜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매주 월·수요일 자정에 12개 씩 총 24개의 제품을 소개한다. 회사는 소셜커머스 모음 사이트인 `쿠폰모아` 등에 쇼킹딜 상품을 입점·노출시켜 소셜커머스 업체와 정면 대결한다는 계획이다. 노출되는 상품은 모두 `최저가 보상제`가 적용된다. 11번가 쇼킹딜에서 판매한 제품이 다른 곳에서 더 싼 가격에 판매되면 판매가의 110%를 고객에게 돌려준다. 11번가 관계자는 “파격가를 앞세운 소셜커머스 업계의 가격 정책을 철저히 겨냥했다”고 말했다.
◇유통 채널의 다양화
소비자가 제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TV에서 인터넷으로,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 특히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은 전자상거래 업계의 주력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업계가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을 둘러싼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TV를 주요 판매 매체로 활용하던 홈쇼핑 업계는 인터넷을 주력 유통 채널로 육성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 2008년 이후 인터넷 쇼핑몰에서 매년 총 연매출의 30% 가량을 벌어들였다. 현대홈쇼핑과 GS샵은 지난해 자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총 매출의 30%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업계에서는 모바일 시장을 공략한다. 오픈마켓 옥션은 올 1월부터 3개월간 모바일 쇼핑을 통해 기록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1%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 수준이다.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집계한 이달 총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거래는 무려 45%인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오픈마켓 업계의 모바일 거래액 비중이 10%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쿠팡은 40%, 그루폰은 25% 수준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통신망이 발전하면서 모바일 쇼핑이 전자상거래 업계의 주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며 “향후 홈쇼핑·오픈마켓·소셜커머스 등 전자상거래 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