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공제회가 설립된 지 이달로 딱 10년을 맞았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공제회는 과학기술인의 금융·복지 요람으로 우뚝 성장했다. 은퇴한 과학기술인에 대한 변변한 복지제도와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협회·단체의 모범이 될 정도로 양적·질적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먼저 회원·자산규모 등 양적인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2004년 355명으로 출발해 지난해 2만9000명을 돌파했다. 올해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설 예정이다. 자산 규모도 2004년 207억원에서 2011년 1조원을 기록한 후 올해 2조원을 코앞에 두고 있다. 회원과 자산 규모면에서 10년 만에 대략 100배가량 성장한 것이다.
자산운용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2008년에서 2012년까지 5년 평균 수익률이 7.14%로 연기금과 다른 공제회 평균 수익률 5.68%를 상회했다. 이상록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척박한 과학기술인의 처우 개선과 복지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홍금 극지연구소 소장도 “지난 10년 동안 부족한 재원으로 복지에 앞장서면서 과학기술인에게 긍지를 심어주고 과학인재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복지 지원 서비스와 같은 질적인 면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했다. 총 81개 복지기관과 제휴해 실질적인 복지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복지 일환으로 휴양시설은 물론이고 숙박과 의료 할인, 법률과 세무 등 무료 상담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나아가 `누리는 복지에서 일하는 복지`를 위해 평생 일할 수 있는 `사이펌(Sicifirm)` 설립도 추진 중이다. 사이펌은 법조계 로펌과 비슷한 개념으로 퇴직 후 새로운 사업과 자립 기반을 가질 수 있는 인큐베이팅 기능을 수행한다.
내달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시범 사업에 나선다. 김영식 공제회 이사장은 “단순히 보여 주는 복지가 아니라 긍지와 감동을 확산시키는 복지 서비스를 발굴하고 회원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제회는 창립 10년을 맞아 `공제회 중장기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위상 강화에 두 팔을 걷어붙인다. 2007년에 2017년을 목표로 10개년 계획을 수립했지만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면서 발전 계획을 한번 더 수정한 것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2017년 회원 6만명, 자산규모 4조5000억원을 달성해 국내 최고 수준의 공제회로 도약키로 했다.
정광화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은 “공제회가 과학인의 생활 안정과 복리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며 “앞으로 보다 많은 과학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복지 서비스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과학기술인 사기 진작과 복지 향상을 위해 2002년 12월 `과학기술인공제회법`을 제정하고 설립위원회를 만든 후 2003년 5월 30일 정식으로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이달 30일로 10주년을 맞는 공제회는 오는 28일경 미래 비전 제시와 5개년 계획 선포식을 겸한 기념식을 개최한다.
과학기술인 공제회 현주소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