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자금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 벤처창업이다. 철저한 준비 없이 도전했다가는 십중팔구 패가망신한다. 사업에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이기에 창업은 망설여지게 마련이다.
과거 닷컴 열풍에 묻지 마 투자가 결합하면서 벤처 거품으로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많은 벤처가 창업 초기에는 유치한 자금으로 비즈니스를 개발하면서 회사를 꾸려나간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좀처럼 궤도에 오르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금은 바닥을 보인다. 결국 회사를 청산한 젊은 최고경영자(CEO)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신세가 된다. 기발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성공한 벤처도 급성장하는 회사 규모를 감당하지 못해 제풀에 꺾여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례도 있다.
벤처 거품은 벤처캐피털의 투자금회수로 이어졌고 자금 압박에 견디지 못한 벤처는 폐업했다. 벤처 열풍과 벤처 거품이 꺼진지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과거 트라우마 때문인지 엔젤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다. 이명박정부 시절, 정부가 녹색기술로 제2의 벤처붐을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도 시장반응은 냉랭했다.
창조경제를 내건 새 정부 초반 신선한 벤처 투자 지원 모델이 나왔다. 성공한 벤처기업이 정부와 손잡고 펀드를 조성해 후배 기업 육성에 나선다고 한다.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으로 대박을 터뜨린 카카오와 중소기업청이 주인공이다. 청년 창업해 한게임과 카카오톡을 연속해서 성공모델로 만든 선배가 멘토가 된다니 성공확률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와 중기청이 조성하는 `카카오 청년 창업 펀드`는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카카오펀드는 투자만 하던 기존 펀드와는 다르다. 창업해서 성공한 비결과 경영 노하우까지 아낌없이 전수해준다. 청년 창업을 유도하고 성공에 이르게 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펀드 모델이 더 늘어나야 한다. 이제 시작이지만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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