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마트카 기술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수평형 협업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완성차 중심의 수직계열화 체제에서 탈피해 외부 협력업체들과 개방형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리더십을 발휘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폭넓은 조력자를 산업 생태계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이 17일 발간한 `그린 & 스마트카와 자동차산업 생태계 변화` 보고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지속가능한 혁신 기반의 생태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럽, 미국,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은 스마트카 개발을 가속화하고, 각국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면서 연구개발 투자 지원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시장 경쟁 구도가 완성차 중심에서 기업 생태계 간의 경쟁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완성차 업체들과 외부 조력자 간의 협업은 피할 수 없는 대세”며 “우리나라도 자동차와 ICT 산업 간 중복 투자를 줄이고, 산업 간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LG 등 전자 업체들도 자동차 시장 진출을 모색하면서 자칫 중복 투자와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특히 스마트카 시대에는 보완적 기능을 가진 ICT 업체들과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상호 윈윈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은 “외국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다양한 외부 업체들과 폭 넓게 협력하면서 스마트카 원천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가 협력적 리더십을 발휘해 차세대 자동차 개발 방향을 공유하고 개방형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협력업체와 비전을 통일하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한 후 실행 전략을 조화시킬 수 있는 개방형 혁신 융합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급성장하면서 부품 협력업체들의 동반 성장은 엇박자를 보이는 측면도 있다”며 “완성차의 투자 확대와 정보 교류를 통해 부품 업체들이 자생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