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소셜 라이브가 세상을 바꾼다

이달 초 메이저리그로 이적한 류현진 선수의 경기를 인터넷에서 시청할 수 없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의 항의가 빗발쳤다. 방송사에서 텔레비전 중계권만 확보하면서 온라인에서 경기 시청을 할 수 없게 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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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인기 콘텐츠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중이 불편을 호소하는 시대가 왔다. 네티즌 및 모바일족의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듯 주요 소셜 미디어는 최근 한국 프로야구 경기 중계에 나섰다. 소셜 미디어 시대를 맞아 모든 인기 콘텐츠가 뉴미디어로 유통되는 현상은 이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진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콘텐츠 유통시장은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로 대변되는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격변기를 맞았다. 이슈 현장에서 생산된 정보는 날 것 그대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고 이야기와 생각이 덧붙은 소셜 콘텐츠로 재가공 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인의 콘텐츠 제작권과 편집권은 개인에게 이전되고 일방향 소통의 흐름이 양방향으로 바뀌었다. 초고속 인터넷과 LTE 보급으로 라이브 소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된 지금은 콘텐츠 유통 중심축이 `소셜 라이브` 형태로 한 단계 진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도쿄에서 열린 `유스트림 아시아 어워즈`에서 `소셜 라이브`가 어떻게 구현되고 기능하는지를 실감했다. 전통미디어가 주목하지 않은 분야에 개인이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고 시청자의 `생각`이 실시간으로 덧붙여지면서 사회적 파급력을 형성했다.

농민 마사미 요시자와 씨는 동일본 지진사태로 방사능 피해를 입은 자신의 농장을 24시간 생중계해 큰 화제를 낳았다. 소셜 라이브 채널을 통해 사고 이후 소외된 지역의 현실을 고발함으로써 SNS에서 반향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피해 지역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유발했다.

소셜 라이브라는 새로운 유통 방식과, 여기에 결집된 소통과 공감의 장은 콘텐츠 가치에 변화를 일으킨다. 전통미디어에서 관심을 두지 않는 콘텐츠, 수요가 있음에도 시간의 제약상 텔레비전이 다룰 수 없는 콘텐츠, 시청자의 생각과 의견이 더해져야지만 수요를 조성하는 콘텐츠가 가치를 얻는다.

버려진 고양이를 생중계했던 동영상 채널은 SNS를 타고 국내에까지 알져져 관심을 받았다. 멸종 위기종인 흰머리독수리 둥지를 24시간 생중계해 알이 부화하는 순간을 담은 채널은 유스트림 역대 최고 시청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대선 당시 개설된 토론 채널에는 세계 각지 교민이 접속해 후보자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소셜 라이브 시대는 콘텐츠 유통 방식과 콘텐츠의 사회적 가치에 변화를 일으키고 나아가 미디어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데까지 이를 것이다. 일반 시민이나 소규모 조직이 분류가 어려울 정도의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관련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이미 변화가 빠르게 진행된 몇몇 국가에서 목격되고 있듯 전통미디어는 `정보와 생각`이 동시에 담긴 소셜 콘텐츠 수요를 충족하고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생산과 유통을 분리할 것이다. 미디어 시장은 훌륭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최고 수준의 프로덕션 하우스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대규모 네트워크와 기술력, 세계 시장 도달 능력을 갖춘 유통 플랫폼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싸이라는 걸출한 콘텐츠 창작자를 배출해냈듯이 세계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 콘텐츠가 `소셜 라이브` 시대를 맞아 재편된 시장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기대된다.

김진식 유스트림코리아 대표 jimmy.kim@ustream.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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