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홈, 직접 써보니

며칠 전 `페이스북`이 10억 명 사용자를 거느린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 SNS 페이스북을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며 `페이스북 홈(Facebook Home)`을 이달 12일부터 나라별 순차적으로 제공한다고 했다.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라면 조금 익숙한 개념일 텐데 페이스북 홈은 일종의 런처다. 페이스북 전용 스마트폰 대신 런처 역할의 홈 화면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의미일까? 설익은 베타 버전의 페이스북 홈을 사용해본 소감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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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스마트폰을 플랫폼화하기 위한 첫 단계로 페이스북 홈을 내놓았다. 사진은 페이스북 홈 기본 설치되는 HTC Frist.

페이스북 홈, 전용 스마트폰? 아니죠, 홈 화면 앱

페이스북 홈은 페이스북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안드로이드 폰용 런처다. 스마트폰 대기 화면이 페이스북 홈으로 변경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페이스북 홈은 커버 피드, 챗 헤드, 앱 시작 관리자 3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커버 피드는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해당하는 것인데 페이스북 친구 소식이나 사진으로 가득 메워진다. `좋아요`를 하거나 댓글을 달 수 있다. 전원을 켜거나 홈 버튼을 누르면 커버 피드로 전환되므로 친구가 남긴 게시물을 바로 체크할 수 있는 페이스북 마니아를 위한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다.

챗 헤드는 페이스북 친구가 보낸 메시지가 도착하면 화면 가장 자리에 얼굴과 함께 보여준다. 이 얼굴 사진은 다른 앱을 사용하고 있을 때도 나타난다. 얼굴 사진을 탭하면 즉시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앱 시작 관리자는 말 그대로 앱을 시작하는 실행 프로그램. 커버 피드에 자신의 얼굴 아이콘이 나타나며 이걸 앱 아이콘으로 끌어가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 목록이 보이고 실행하고자 하는 앱을 누르면 된다. 커버 피드와 챗 헤드 등 그 기능에서 페이스북 홈은 페이스북 사용에 맞춰진 `맞춤 양복`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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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홈 설치된 스마트폰 곧 등장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사용자를 늘리고 스마트폰 시장까지 진출하려는 걸까. 페이스북 이용에 특화된 스마트폰이 얼마 후 시장에 출시된다. 대표적인 게 `HTC First`다. 이 제품은 4.3인치 디스플레이와 듀얼 코어 CPU, 1GB 메모리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버전 4.1 대응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홈이 기본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그러니까 HTC Frist는 (미국에서 약정할 때) 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페이스북에 푹 빠진 비교적 젊은 세대를 공략하려는 속셈이다. 컬러는 블랙, 화이트, 레드, 스카이 등 4종으로 비교적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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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홈 기본 설치된 HTC Frist. 차츰 기본 설치된 스마트폰 종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페이스북 홈 사용하려면?

삼성 갤럭시S 시리즈를 쓴다면 조금 더 빨리 접할 수 있다. 4월 12일 부터 HTC 모델과 함께 삼성 갤럭시S3, 갤럭시 노트2 등 일부 기종은 구글 플레이를 통해 페이스북 홈을 내려 받을 수 있다. 현재 정확한 시간을 알기 어렵지만 페이스북 홈 한국어 사이트가 열려 있으니 제법 빠른 시간내에 사용이 가능할 것 같다. 한편 이번 베타 버전 테스트에 쓰인 넥서스4에서 작동하는 걸 보니 갤럭시 시리즈 외의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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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페이스북 홈을 가장 먼저 사용할 수 있는 갤럭시 노트2. 그런데 베타 버전이 넥서스4에서 작동하는 걸 보면 여타 스마트폰에서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페이스북 홈, 목적은 `커뮤니케이션`

페이스북은 웹 브라우저나 전용 앱 형태로 스마트폰에서 몸집을 키워왔다. 그러다 지금에 와서 홈 화면 형태의 런처와 전용 스마트폰을 내놓은 이유는 뭘까. 우선 스마트폰을 페이스북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생각이 읽힌다. 플랫폼 자체는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포함해야 할까?) 구글이나 애플과 비교하면 페이스북의 존재감은 한참 뒤쳐진다. 기껏해야 페이스북 앱뿐이니… 여기서 페이스북이 눈독 들인 게 많은 사용자가 무심코 접하는 홈 화면인 것이다.

홈 화면에서 시작되는 페이스북은 지금과 차원이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근간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에서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의 존재를 확고히 하고 싶은 것이 페이스북이 목적이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마존 킨들 파이어 시리즈가 좋은 예다. 킨들 파이어 시리즈는 오로지 아마존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아마존표 콘텐츠 소비에 쓰인다. 게다가 홈 화면 앱은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추가 비용 없이 쓸 수 있으니 제품 개발 및 판매 등에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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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페이스북 홈을 가지고 나온 것은 아마존 킨들 파이어처럼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아닐까 싶다.

페이스북 홈 성공하려면

페이스북 홈은 앞서 이야기했지만 쉽게 그리고 빠르게 스마트폰 속으로 파고들 것이다. 베타 버전을 갖고 몇 시간 사용해본 것이 전부지만 생활 속에서 페이스북을 즐긴다면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물론 이것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잘 되기 위해서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특히 페이스북 홈 사전 설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폰 구입 시 홈 화면이 페이스북 홈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구글이 모든 안드로이드 폰에 구글 검색 창을 반드시 넣으라고 하는 것 처럼)무시할 수 없기 때문. 그런 만큼 HTC Frist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되느냐가 페이스북 홈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내 시장에 한정해 본다면 페이스북 가입자는 대략 1,000만 명 수준이니 꽤 높은 수준. 그러나 트위터와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널려 있으니 페이스북 홈을 반드시 설치한다는 보장은 없다. 카카오톡처럼 게임을 통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뭔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달콤한 열매를 맺기 위해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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