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는 대신에 총액한도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리 동결은 경기가 아직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과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그러나 빗발치는 경기 부양 요구를 일부 수용해 총액한도대출 3조원을 더 늘리기로 했다.
총액한도대출은 일정 한도 내에 시중은행에 자금을 배정하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제도다. 정책 금융의 성격이 짙다. 이 대출을 집중할 창업 기업과 수출 중소기업에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제도의 효과가 일시적이어서 경기 부양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돈줄 막힌 일부 기업들에게 숨통을 터주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은이 실물경제까지 잘 분석해 내린 결정이겠지만 경기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자금난은 물론이고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에 헉헉거리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거의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는 게 기업인들의 얘기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차원에서도 한은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왔으면 했는데 아쉽다.
당분간 총액한도대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급선무다. 실제 대출 확대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지난해에도 한은이 한도를 1조5000억 원 확대했지만 실제 대출로 이어진 것은 많지 않다. 경기가 워낙 나빠지자 많은 기업들이 이 대출마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대출 조건인 중소기업 기술력 평가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결국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회복하게 만들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적극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후속 대책이 빨리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총액한도대출 확대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개념 정리 중인 창조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정부가 빨리 내놔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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