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게임에서 TCG(Trading Card Game)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게임들이 대부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쥬얼 게임이라면, TCG는 보다 하드코어한 사용자를 위한 장르다. 게임에서 사용자는 카드를 뽑고 진화시키고 합성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 따라 매우 희귀한 카드를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희귀한 카드를 뽑아서 소장하고 수집할 수 있는 것이 TCG의 가장 큰 재미요소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다음-모바게의 바하무트가 TCG 시장을 열었고, 뒤이어 액토즈소프트의 밀리언아서가 대중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게임은 초보자가 접하기에는 다소 생소한 TCG의 성격 때문에 유저들이 다른 캐쥬얼 게임에 비해서 많지 않으나, 카드를 뽑기 위해서 돈을 지불하는 사용자가 많아 유저 1인당 매출은 높다는 특징을 지닌다. 같은 유저수라면 카카오톡 게임보다 많게는 10배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그런데 문제는 TCG의 과금 포인트에 있다. 사용자의 유료아이템 구매를 자극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발사들은 선정적인 일러스트를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동일한 카드라고 하더라도 더 희귀한 버전이 되면 선정성이 강해지도록 카드를 제작하여 사람들의 유료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한 단계 더 진화할수록 캐릭터가 옷을 하나씩 벗는 등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다.
모든 TCG가 선정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모바게를 통해 지난 2월 출시된‘Blood Brothers’(이하 ‘블러드브라더스’)는 기존의 선정적인 방식의 TCG를 탈피, 서양 카툰풍의 일러스트와 다크판타지를 보는 듯한 스토리 라인, 그리고 게임성에 승부를 걸었다. 그 결과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 전 세계 33개국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한 바 있고, 국내에서도 출시와 동시에 계속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블러드브라더스의 시장 성과는 선정성이 TCG의 절대적인 흥행요소가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게임의 다양한 재미요소를 잘 결합하는 것. 다시말해 게임 그 자체의 매력이 유저들이 게임을 선택하고 즐기는 중요한 요소임을 말해주고 있다. 앞으로 출시될 TCG라면 기존 게임들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시장에는 기존의 유명한 게임들을 베낀 것 같은 TCG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이 강조하고 있는 포인트 역시 선정적인 일러스트와 진화할수록 더 벗는 캐릭터들로 유사하다. 앞으로의 성과는 지켜봐야겠지만,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시장에서 특별한 차별점이 없는 이들 카피캣들의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더욱 완벽한 짜임새와 몰입도를 가진 게임성으로 승부하는 TCG의 등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