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 IT시장, 제대로 알고 공략하자

흔히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나라가 일본이다. 소니·마쓰시타(파나소닉) 등 대표적인 전자기업과 함께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과거의 일본이 아니다. 소재부품 분야는 아직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전자제품이나 정보기술(IT) 분야는 잃어버린 20년을 실감할 정도로 초라해진 게 사실이다.

IT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에 연간 130조원 규모에 이르는 IT 시장이 존재하는 일본은 기회의 땅이다. 하지만 일본을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은 일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국내에는 일본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일본에서 유학을 했거나 현지 주재원으로 10년 넘게 근무한 사람,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일본 전문가를 자처한다. 하지만 시장 규모만 보고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가 낭패를 본 기업이 적지 않다. 심지어 현지 전문가를 앞세우고 공략에 나선 대기업도 고개를 흔들 정도로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이 일본이다. 유사한 문화권인데다 어순도 비슷해 다른 나라보다 언어 습득도 쉽지만 알다가도 모를 나라가 일본이다.

지난 20일 전자신문이 주최한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에 연사로 나선 염종순 이코퍼레이션닷제이피 대표는 “일본 IT 시장에 진출하려면 먼저 일본의 국민성과 기업문화, 그리고 IT 업계의 생태계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흔히 일본을 `지면 안 되는 나라` `시장이 있는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면 일본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분명 IT 분야에 연간 130조원의 예산을 쓰는 시장이다. IT 수출을 꾀하는 우리나라에는 분명 기회의 땅이지만 무턱대고 나서면 열리지 않는 시장이다. 일본에 진출해야 하는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철저하게 시장을 분석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일본의 자금력과 우리의 기술력을 결합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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